제주 깩주리 조림, 갈치조림처럼 쥐치를 이용한 제주식 생선조림요리

Food / 유진모 / 2025-07-14 07:06:47
- 70년대 후반 ”쥐고기“혹은 ”쥐포“라는 이름으로 우리 앞에 거듭난 쥐치의 변신요리

[Smart Senior News=유진모 기자] 생선이라고 부르기엔 너무 얇게 생긴 몸체는 온 국민에게 사랑받는 싸고 맛있는 간식거리로 수년간 많이도 씹혔고, 그 결과로 우리나라 근해의 쥐치는 씨가 말랐다는 표현이 어울릴만큼 귀한 어종이 되어버렸다. 
 
한때 너무 흔해서 대접받지 못했던 바닷고기들이 있었다. 그 중에 가장 홀대를 받았던 어종을 꼽으라면 아마도 “쥐치”를 꼽을 수 있을 것이다. 생김새부터 다른 생선들과 달리 먹음직스런 느낌이 들지 않는 약간은 엽기스런 모습과 손질하기 힘든 질길 껍질 때문에 사람들의 입맛을 땡기지 못했다.

그래서 쥐치는 “어포”로 많이 애용되어 왔고, 달리 다른 방법으로 조리되거나 가공되어지는 것을 알지 못했다. 하지만 제주 사람들은 과거로부터 쥐치의 고기맛이 뛰어나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깩주리’라는 재미있는 이름과 함께 나름대로의 조리방법으로 맛있는 생선으로 식용되어 왔다.

싱싱한 쥐치를 포를 떠 놓으면 아무리 입맛 예민한 미식가라고 해도 복어회와 구분하지 못할 정도로 흡사하다는 것을 바다와 함께 생활해 온 제주 사람들은 알고 있었다. 그것은 쥐치가 바로 복어와 사촌지간의 어종이기 때문인데 그만큼 담백하고 쫄깃한 특유의 고기맛을 보여준다. 하지만 회를 썰어 낼 만큼 많은 양의 살을 발라내기가 힘든 탓에 주로 “조림”을 만들어 먹곤했는데 그 조리방법이 또한 기상천외하다.

먼저 싱싱한 쥐치를 껍질을 벗겨 손질하고 통째로 냄비에 담아 다진 마늘과 “마농지”(마늘의 굵은대를 간장에 절인것), 볶은 메주콩을 넣어 간장, 설탕, 고춧가루로 간하여 졸여낸다. 생선 조림에 장아찌의 일종인 마농지를 이용한다는 것과 볶은 메주콩을 이용하여 생선의 국물을 흡수하고 생선의 비린맛을 상쇄시키는 방법을 전래시켜온 제주사람들의 기발함은 아마도 타지방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조리방법이 아닐 수 없다.

볶은 메주콩을 이용하는 조리방법은 비단 쥐치뿐만 아니라 다른 생선조림에도 만이 이용되어 왔고 유래를 알수 없는 방법이지만 그 탁월한 맛 만큼은 어디 내놓아도 손색이 없다고 자신한다. 대표적인 음식으로는 우럭 콩조림, 어랭이조림등 주로 과거에 흔하게 잡히던 이른바 “잡어”라고 표현할수 있는 생선조림의 경우 거의 틀림없이 콩이 애용되어 왔는데 근래에는 맛보기 힘든 음식이 되어버린 현실이 안타까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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