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dlife / 오래 살고 싶다면 게을러져라 '느림의 미학'
- Midlife Culture / 최장용 / 2025-02-14 09:06:51
- 한 박자 천천히, 우리 인생에 쉼표를 찍어가며 살아갈 필요가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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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hoto - pixabay |
시멘트로 매워진 강둑은 생태계를 위협하고, 효율적인 진입과 진출을 고려하지 못한 88도로의 램프는 초행길 운전자들에게 미로만큼이나 들고 나기 어려우니 말이다. 지나치게 빨리 그리고 급조된 여기에 한국인의 ‘빨리 빨리 습성’이 나은 부작용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하다.
이렇듯 현대 사회는 속도전의 세계다. 속도의 세상은 사람들에게 일상에서도 쉼 없이 달려야 한다고 강요하고 있다. 빨리 움직이고, 많이 일하고, 쉬는 시간은 적은 현대인. 속도의 강박관념으로 인해 경쟁이 치열한 시대인 것이다. 하지만 그 빠름이 주는 부작용에 대해 돌아봐야 할 때가 왔다. 느림과 게으름이 필요한 때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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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hoto - pixabay |
슬로피와 스카이버
그러나 문득 ‘내가 왜 달려야 하는가’ 의문이 들기도 하고, 그래서 똑딱거리는 메트로놈의 추를 세우고자 반기를 드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들이 바로 슬로비족이다. 슬로비(Slobbie)는 ‘천천히 그러나 더 훌륭하게 일하는 사람(Slower But Better Working People)’을 뜻하는 말로 여피(Yuppie)족 이후 1990년대 미국에서 등장한 젊은 세대를 일컫는다.
슬로비는 삶의 여유, 안정적인 가정생활, 마음의 평화 같은 잃어버린 혹은 잊어버린 삶의 방식에 더 큰 가치를 두는 신부류로서, 고연봉을 포기하고서라도 자기 시간이 많은 직장을 선택한다든가 자신의 취미생활을 위해서는 몇 시간이라도 투자하는 걸 주저하지 않는 사람들이다.
바로 지금, 속도전의 현대에서 이들 슬로피 족의 라이프스타일이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 또 이들과 비슷한 스카이버(Skiver·게으름뱅이)족도 있는데, 주로 고소득을 보장받는 고학력 지식인들로 게으르다 싶을 만큼 자신의 시간에 충실하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물론 정말 그들이 게으르기 때문은 아니다. 게으른 대신 스스로 자기 시간을 유용하게 쓸 줄 아는 자제력과 책임감이 같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버트란트 러셀은 ‘게으름에 대한 찬양’에서 “하루에 네 시간만 일하고 남는 시간은 스스로 알아서 쓸 때 문명이 발전한다. 게으름에 대해 느끼는 죄책감은 용감히 버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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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hoto - pixabay |
인간 그 자체가 중심이어야
어쨌든, 이 모든 것들은 속도에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래고자 하는, 지극히 단순하고 본능적인 욕구에서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겠다. 당장의 삶에 찌든 이들에게는 배부른 소리처럼 들리겠지만 산업화 과정을 마무리하고 있는, 그래서 어느 정도 부의 축적을 이루어 가는 우리에게도 슬로비나 스카이버는 그리 낯설지만은 않을 듯하다. 돈이나 물질이 최상의 가치가 아닌, 인간 그 자체가 중심적인 가치로 등장한 것이다.
그래서 우리 주위엔 느림과 게으름의 미학이 많이 향유되고 있다. ‘느림’에 대한 고찰, ‘게을러야 오래 산다’는 생각, 먹는 것도 느리게 가자는 ‘슬로우 푸드학’까지, 이제 느림과 게으름은 흔하게 우리 주변에서 찾아볼 수 있는 익숙한 가치가 된 것이다. 이와 더불어 자연에로의 회귀, 즉 유기농과 자연 친화력, 치유력을 바탕으로 한 자연요법 등도 덩달아 같이 유행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제 우리는 어느 광고의 카피처럼 한 박자 천천히, 우리 인생에 쉼표를 찍어가며 살아갈 필요가 있다. 우리의 몸과 감성이 속도를 이겨내지 못하는 한 그 속도가 주는 이득이 무슨 소용이 있을까? 속도의 조급함을, 아니 속도에 집착하는 우리들의 조급함을 잊는다면 하루하루가 더 행복해질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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