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 비메디컬 안상원 대표 / 봉독에 빠진 한의사

Interview / 신성식 기자 / 2021-11-18 09:47:05
- 봉독이 남성 질환에 유용하다는 자료는 많아

[스마트시니어뉴스=신성식 기자] 안상원 ㈜비메디컬 대표는 처음 만나자 마자 봉독이 성기능에 유용한 것과 관련한 재미있는 연구가 많다며 줄줄 쏟아냈다. 안 대표는 봉독에 꽂혀서 사는 사람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회사 명칭도 벌(bee)과 관련 있는 것으로 정했을 정도이다.

“봉독을 연구하기 위해 자료를 찾다가 2200년 전에 기록된 것으로 전해진 중국 ‘마왕태의서’(= 마왕퇴의서)에서 재미있는 사실들을 알게 됐습니다. 살아 있는 닭을 벌집 옆에 매달아 놓고 벌에 쏘여 죽으면 닭 살점을 발라 식초(= 약초물)에 우려내 봉독을 채취하는 기록이 있습니다. 이 의서에는 봉독을 모으는 다양한 방법과 이를 이용해 남성 성기능을 개선시키는 방법들이 적시되어 있습니다. 수천 년 전부터 남성 질환에 봉독이 유용하다는 것을 말해줍니다.”

 

현대과학기술에서도 봉독과 관련한 연구가 많다고 안 대표는 소개했다. 봉독이 말초혈액 개선, 신경독 효과, 소염작용 등이 있는 것으로 증명됐다는 것이다. 성기능 문제는 혈액순환 문제와 직결되며 보톡스와 유사한 신경독은 국소마취제처럼 통증을 덜 느끼게 하는 것으로 조루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는 게 안 대표의 설명이다.

특히 봉독에 있는 유효성분 중 소염작용을 하는 성분이 페니실린의 1천배에 달한다는 것이다. 이것이 면역력 증강과 항암작용을 한다는 것. 이런 효능 때문에 전립선 질환에도 봉독을 사용한다고 안 대표는 덧붙였다. 안 대표는 한의학 박사이기도 하다. 청담인 한의원도 직접 운영하고 있다. 안 대표가 봉독에 꽂힌 것은 한의원에서 봉약침, 봉독약침을 다양한 질환치료에 사용하면서부터다.

“봉침은 보통 어깨, 허리가 아프거나 염좌 등에 사용합니다. 그런데 민간요법으로 살아 있는 벌로 성기에 쏘여 효과를 봤다는 얘기를 들었다. 자칫 잘못될 수 있어 이를 안전하게 하는 방법을 고민하다가 봉독을 집중 연구하게 됐습니다.”

안 대표는 한의원에서 7년 정도 봉침을 이용해 남성 질환을 치료했다고 소개했다. 하지만 남자들도 중요 부위에 침 맞는 것을 부담스러워하고 또 신분 노출도 꺼려 봉독 약침액을 연고제로 만드는 방법을 고민하게 됐다고 말했다. 연구 끝에 출원한 ‘정제봉독을 이용한 조루 또는 발기부전 외용제 및 이의 제조방법’에 관한 특허가 지난해 12월 등록됐다. 이에 따라 안 대표는 이를 사업으로 연결시키기 위해 올해 4월(= 1월) ㈜비메디컬을 설립하고 첫 제품으로 봉침크림인 ‘위너크림’도 출시했다.

‘위너크림’은 봉독 약침액(= 정제봉독)에 한약 성분을 섞어 연고제 형태로 만들었지만 의약품으로는 까다로운 절차와 규제가 많아 우선 화장품으로 허가를 받아 선보였다는 것. 최근엔 두 번째 제품으로 위너크림(= 위너크림파워)을 휴대용으로 만들었다. 특히 위너크림파워는 온열 성분을 더 첨가해 바르면 후끈하면서 힘이 들어가는 느낌을 받도록 했다. 두 가지 제품을 모두 인터넷 위주로 팔고 있는데 생각보다 잘 팔리고 있다는 것이 안대표의 설명이다.

“제품이 잘 나가다 보니 뭔가 꼬투리를 잡기위해 경쟁업체에서 민원을 제기해 식약처와 보건소에서 현장 검사가 많이 나온다”고 웃으며 얘기하는 안 대표. 국내에서는 어떤 질환에 유용한 제품을 개발해도 의료법, 약사법 등으로 규제가 많아 홍보하기가 쉽지 않다는 게 안 대표의 하소연이다. 특히 동종업체로부터 민원 제기도 많다는 것. 그래서 위너크림도 당분간 해외 수출에 전념하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는 정부 수출지원 프로그램의 도움을 받아 중국을 중심으로 동남아지역에 수출하고 있다. 위너크림이 특허를 받은 남성화장품이다보니 중소기업벤처부가 시행하는 해외수출 지원 프로그램 GMD사업에 선정됐다고 안 대표는 자랑했다. 이 때문에 정부 지원을 받아 중국 타오바오몰 등에 입점했다. 또 중소기업진흥공단에서 지원하는 판다코리아를 통해서도 중국 내 쇼핑몰 사이트에 올리는 작업을 하고 있다고도 했다.

“앞으로 봉독을 이용한 다양한 제품을 만들 계획입니다. 봉독을 이용한 화장품은 물론 여성 질염과 관련된 제품, 통증크림도 내놓을 예정입니다. 내년에는 한방의약품 허가를 받아 국내시장에도 영업을 본격화할 작정입니다.”

 

안 대표는 봉독에 꽂힌 만큼 관련 제품을 계속 내놓겠다고 했다. 또 좋은 제품인 만큼 내년부터 국내사용자들도 효과를 볼 수 있게 영업도 본격화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안 대표는 내년에 농촌진흥청과도 공동으로 봉독을 이용한 제품을 연구할 계획임을 내비췄다.

“우리나라 양봉농가는 2만에 달합니다. 이 가운데 1천 농가가 벌독 채집기를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 봉독 판로가 많지 않아 봉독을 채취하는 농가가 100곳도 채 안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안 대표는 봉독 1그램의 가격이 20만~30만원에 달할 정도로 금 값이어서 농가소득에 좋지만 수요가 없어 봉독 채취 농가가 많이 줄었다고 아쉬워했다. 농촌진흥청과 봉독을 다양하게 이용할 수 있는 연구하고자하는 것도 양봉농가를 살리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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