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day is / 1892년 8월 5일, 명동성당 기공식> 조선 교구장 '뮈텔' 주교의 집전으로 머릿돌 축성
- Midlife Culture / 박인권 / 2025-08-05 10:13:03
평화가 일상이 되는 그 날을 꿈꾸며
1883년 무렵 김 가밀로의 명의로 종현 일대의 대지에 명동성당이 건립되기 시작했다. 당시 교구장이었던 블랑(Blanc) 주교는 우선 신학생 교육을 위한 종현서당을 설립, 운영했다. 이후 풍수지리설과 관련해 한국 정부와의 토지 분쟁이 있었으나, 1890년 이를 마무리 짓고 명동성당은 점차 그 위엄을 자리잡아가기 시작했다. 블랑 주교의 뒤를 이은 뮈텔(Mutel)주교는 1892년 8월 5일 기공식을 갖고 한국 교회를 위해 일했던 주교와 선교사, 은인들의 명단을 머릿돌 밑에 묻고 머릿돌을 축성하여 고정시켰다.
모두의 마음이 담겨 세워진 성당의 의미였다. 성당의 설계와 공사의 감독은 코스트(Eugene Coste) 신부가 맡아 진행하였으나 1896년 2월 코스트 신부가 선종함에 따라 프와넬(Poisnel) 신부가 업무를 이어받아 성당 건축을 마무리지었다. 성당 건축 과정에서 많은 신자가 마음에서 우러나 무료로 노력 봉사를 했고, 성당 건축에 쓰인 벽돌은 청나라의 벽돌공을 데려다가 만들었다. 이후 1945년 광복을 기점으로 하여 성당 명칭은 종현성당에서 명동성당으로 바뀌었다.
명동성당은 역사적으로 한국 근대 건축사에서 가장 규모가 큰 첫 고딕 양식 건축물(사적 제258호)로 기록되어 있다. 그러나 명동성당은 비단 건축학적, 천주교적 기념비로 머무는 건물은 아니다. 그 곳에는 한민족과 함께 해온 근현대사가 고스란히 녹아 있다.
일본에 국권이 탈취 당했을 때 명동성당은 민족적 위치보다 신자로서의 위치를 중요시 여겼다. 결과적으로는 대한민국 민족의 현실을 외면한 꼴이다. 그러나 해방 후 명동성당은 미군정 당국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 미국인 선교사들이 외교관 노릇을 함으로써 한국과 미국의 징검다리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나아가 선교사들은 1947년 3월부터 9월까지 매주 1회씩 군정장관과 정례적인 만남을 가져 양국의 사이를 돈독히 했다.
6·25직후 명동성당은 미국 민간 구호품의 분배처가 되는 등 민간사회복지활동의 거점이 되었다. 또한 6·25로 인해 피폐해진 명동지역을 다시금 문화예술의 집결지로 부활시키기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명동성당은 전쟁으로 상처받은 사람들에게 위로와 평화를 주는 장소로서 문화적 갈등과 혼란으로 침체되어 있던 서울을 부활시켰다.
이 같은 명동성당의 '평화의 상징화'는 이후 독재정권에 대한 저항활동에서도 4·19학생혁명에 모금을 하여 지원을 아끼지 않는 등 '정의의 성소'로서 큰 힘이 된다. 이는 이후 환락과 퇴폐의 장소로 변질된 명동과 극명하게 대비되며 더욱 부각을 나타낸다.이밖에도 1987년 이후 6·10시민항쟁시 학생·시민시위대의 ‘명동농성(6.10∼15)’등 명동성당은 오늘까지도 호민관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명동성당은 긴 세월 동안 때로는 박해 속에, 때로는 무관심으로 묵묵히 한국역사를 지켜봐왔다. 또한 시민과 학생시위대의 해방구 역할을 하며 명동성당은 창건 이래 천주교회의 지주뿐만 아니라 한국사회에 깊게 박혀있는 온갖 부조리를 규탄, 권리를 청원하는 장으로서 역할을 해왔다.
지금까지 명동성당은 한국 민주화를 위한 성지로 자리매김해왔다. 명동성당 곳곳에 개나리, 벚꽃 등 화사한 꽃들이 만연한 이 때, 명동성당 역시 지금까지의 역할에서 더 나아가 한국사회의 시민사회화를 위한 공간으로 다시금 개화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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