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od Story / 낙지, 타우린 가득한 갯벌의 산삼

Food / 변준성 칼럼니스트 / 2024-09-23 18:13:10
- 첫 키스처럼, 날카롭고 부드러운 자연의 맛

 

[스마트시니어뉴스=김승호 기자] 입안에 부드럽게 밀려와 날카롭게 빨아들이는 낙지의 강인함은 아련한 첫 키스를 떠오르게 한다. 낙지는 계절과 무관하게 어느 때나 맛있지만, 굳이 '봄 주꾸미, 가을 낙지'라고 하는 것은 5~6월 사이에 산란을 마치고 포동포동 살이 오르는 시기가 가을이기 때문이다. '오뉴월 낙지는 개도 안 먹는다'는 속담이 괜히 있는 것이 아니다. 넘쳐나는 낙지의 맛과 효능, 아끼다 '묵은 낙지' 만들지 말고 가을동안 마음껏 즐기자.
 

<동의보감>에 그 생김새와 서식 습성이 묘사된바 있는 낙지는 자양강장에 뛰어난 타우린 성분이 낙지 반 마리에 해당되는 100g당, 871mg이 들어있다. 굴 100g당 396mg, 미역은 200mg이 들어있는 것에 비하면 원기를 돋우는 음식으로 단연 으뜸이다. 기를 더해주고 피를 보충해주기 때문에 온몸에 힘이 없고 숨이 찰 때 효능이 있다. <한방고서>에서 '낙지는 기는 평범하고 그 맛은 달며, 기혈을 순조롭게 하는 식품'이라고 했으며, 전정약전이 지은<자산어보(玆山魚譜)>에는 비쩍 마른 소에게 낙지 서너 마리를 주면 곧 강한 힘을 갖게 된다고 전한다.

낙지는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효과가 있는 표고버섯과 음식궁합이 맞는데, 낙지 자체만으로도 콜레스테롤의 양을 조절하는 능력을 갖춰서 '낙지죽은' 환자에게 인기가 많다. 또 풍부한 영양성분을 갖춘 스태미너 식품인 낙지는 철분도 풍부해 빈혈 예방에 탁월하다. 출산을 한 산모가 미역국에 낙지 한 마리를 함께 넣어서 먹으면 빠르게 회복할 수 있다. 뿐만아니라 뇌기능을 돕는 DHA 성분이 풍부하고, 각종 아미노산이 풍부하여 간장기능을 강화시켜 준다.

 

하지만 에부터 민간에서는 낙지를 낙제어(諾蹄魚)라고도 부르기 때문에 수험생들에게는 금기식으로 꼽히기도 하니, 수험생에게는 안타까운 일이다. 올해 수능은 두 번에 걸쳐서 치러진다는데 수험생이 있는 가정은 낙지를 부지런히 식탁에 올리고, 그도 모자라면 맛있다고 소문난 낙지 전문점 문턱을 수시로 넘나들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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