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ternoon Tea Time / 한신대학교 휴먼케어교육원 죽음교육상담학 전공 박지민 대표
- Interview / 안정미 기자 / 2025-10-11 23:31:34
-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죽음학자를 꿈꾸며 오늘을 가장 소중하게 살아간다
50대 중반이라는 나이가 무색할 정도로 오목조목 예쁘면서 귀염성 있는 커다란 이목구비, 화사한 스타일과 미모를 자랑하는 박지민 대표는 죽음학을 공부하고 있다. 약간 언밸런스했다. 해사한 미소로 일반인들과는 분명히 차이가 나는 예쁘장한 외모여서 선입견을 갖고 봤나보다. 예쁜 것을 보거나 판매하는 일, 혹은 뷰티 관련 일을 할 것만 같다. 그런데 ‘죽음학’이라니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이 역시 ‘죽음’이라는 단어에 잘못된 선입견을 갖고 있음을 반증한다. 선입견이라니 이러면 안 되지, 마음을 한 번 다스려본다.
박지민 대표는 올해 초 싸나톨로지스트 임병식 교수를 만나고 운명처럼 죽음학이라는 학문을 만났다. 낯설고 생소했던 죽음학이 왜 운명 같았을까. 학문을 접하면서 처음 마주하게 되는 한 줄의 질문이 그녀를 사로잡았다. “내가 오늘 마지막이라면 누구와 어디서 무엇을 하며 보낼 것인가”라는 질문이었다. 한 번도 생각해보지 않은 누군가에겐 어쩌면 그저 그런 질문일 수도, 기분이 나쁜 질문일 수도, 깊게 생각하면 슬퍼지거나 우울해지거나 무서워질 수도 있는 질문이었다. 그렇지만 그녀는 달랐다. 그녀에게 그 한 줄의 문장은 ‘오늘을 살게 하는 ’명제‘다. 학문에서 이야기하는 큰 뜻 역시 그것일테니, 참 신기하지 않나. 죽음을 이름으로 하는 학문이 오늘을 살게 하는 질문에서부터 시작된다니 말이다.
20년 이상의 시간을 박지민씨는 뷰티 관련 종사자로 지냈다. 풍기는 이미지와 첫인상에서 예감(선입견이 아니라고 하고 싶어서)할 수 있을 정도로 일과 그녀는 아주 잘 어울리는 것 같았다. 업종의 특성상 사람의 몸과 연결된 분야다 보니 자연스럽게 사람의 신체에 관심을 갖게 됐고, 그렇기에 일을 하면서 그녀는 에스테틱에서부터 마사지, 마인드 스파, 그리고 대체의학까지 관련된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갖고 접하며 꾸준히 배움의 길을 걸었다. 또 사람들을 직접 마주하는 서비스업이기에 그녀의 배움에 대한 열정은 심리학, 대화훈련 등 커뮤니케이션 분야까지 넓혀갔다. 이렇게 보니 그녀와 죽음학은 정말 운명처럼 만날 수 있던 것이 아닐까 싶다. 사람, 사람의 몸에 대한 관심, 그로 인해 파생되는 다양한 분야를 섭렵하고, 결국은 사람 시간의 끝인 ‘죽음’의 시간까지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운명.
그렇다면 그녀에게 운명처럼 다가온 죽음학, 그것은 과연 무엇일까. 싸나톨로지, 즉 죽음학은 죽음과 죽어감의 과정을 연구하는 학문으로 죽음 자체를 연구하는 것이 아닌 죽음을 통해 삶의 의미를 더 깊이 이해하는데 집중하는 학문이다. 죽음과 죽어감의 과정은 물론 임종, 죽음교육, 상실, 비탄, 애도, 유가족과 죽음에 관련된 정책 등 다양한 주제를 다루고 있으며, 철학을 중심으로 심리학, 의학, 사회학, 종교학 등 여러 학문과 결합된 융합적 연구다. 범우주적인 공포에 휩싸였던 청소년 시절의 기억도 좋지 않았고, 그렇기 때문에 ‘죽기도 전에 죽음을 먼저 생각하는 것이 꼭 필요할까’라는 의문에 설득이라도 하듯 죽음학은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줄이고 남은 삶을 더 소중히 여기도록 돕는데 목적이 있다고 한다. 실로 병원이나 복지관, 문화센터는 물론 환자나 그의 가족들이 의미 있는 방식으로 죽음을 준비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고.
“젊은 시절 참도 치열하게 살았던 것 같습니다. 젊었는데, 젊음이 없었어요. 저는 늘 죽음을 가까이 생각하며 살았던 것 같아요. 너무 힘들고 버겁게 살아내면서 살고 싶지 않다, 쉬고 싶다, 멈추면 좋겠다, 많은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그때는 그랬던 것 같아요. 죽음을 곧 쉼이라 생각하게 돼서 늘 언제 죽어도 아깝지 않다며, 치열한 대한민국을 살았었거든요.”
해사한 미소 뒤에 젊은 시절의 그늘이 있다고 고백하는 박지민 대표는 힘든 시절을 버텨내며 우울감을 느끼는 무거운 삶을 짊어지고 있었다. 다행히도 그동안 없었던 행운이 한꺼번에 찾아오듯 지금의 남편을 만나 다시금 예쁜 시간을 살아갈 수 있었다고.
그렇게 지내다 보니 학문이 선물처럼, 운명처럼 다가오는 순간도 맞이할 수 있었다. 자신처럼 죽음을 쉼으로 여기며 삶이라는 시간을 그저 견뎌내는 사람들이 분명 있을텐데, 안타깝던 젊은 날의 박지민 대표와 같은 생각의 사람들을 도울 수 있는 공부, 운명이었다. 그녀는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반드시 누군가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겠다는 큰 목표로 죽음학을 연구한다.
“기회가 된다면 가르치는 일을 하고 싶어요. 제가 이 공부를 하면서 하루하루 정말 소중하게 살아가고 있거든요? 제가 많이 달라졌습니다. 잠들기 전에 가족들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매일 하는 그런 사소한 것부터 시작했어요. 죽음을 공부해서 ‘좋은 죽음’을 준비한다기보다, 죽음을 공부함으로써 하루, 삶의 시간을 더 소중히 하자는 거죠. ‘중요한 것, 소중한 것을 더 잘 알자’라는 의미로 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누구나 살면서 경험해야만 하는 죽음 앞에서 이를 수용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울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이에 덧붙여 그녀는 숏폼에 의한 순간적 쾌락과 짧은 감정에 사로잡혀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 아이들의 올바르지 못한 감정을 잘 만져줄 수 있는 어른이고 싶다고 전한다. 그녀는 ‘살아있는 내가 오늘을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끊임없는 노력으로 모두가 의미 있는 시간들로 삶을 채워가기를 바란다.
남들이 잘 가지 않는 감정의 무거움을 안고 가는 길을 선택한 만큼 박지민 대표가 우리나라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죽음학자로 언젠가 다시 이야기할 날이 곧 오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50대 중반이라는 나이가 무색할 정도로 오목조목 예쁘면서 귀염성 있는 커다란 이목구비, 화사한 스타일과 미모를 자랑하는 박지민 대표는 죽음학을 공부하고 있다. 약간 언밸런스했다. 해사한 미소로 일반인들과는 분명히 차이가 나는 예쁘장한 외모여서 선입견을 갖고 봤나보다. 예쁜 것을 보거나 판매하는 일, 혹은 뷰티 관련 일을 할 것만 같다. 그런데 ‘죽음학’이라니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이 역시 ‘죽음’이라는 단어에 잘못된 선입견을 갖고 있음을 반증한다. 선입견이라니 이러면 안 되지, 마음을 한 번 다스려본다.
박지민 대표는 올해 초 싸나톨로지스트 임병식 교수를 만나고 운명처럼 죽음학이라는 학문을 만났다. 낯설고 생소했던 죽음학이 왜 운명 같았을까. 학문을 접하면서 처음 마주하게 되는 한 줄의 질문이 그녀를 사로잡았다. “내가 오늘 마지막이라면 누구와 어디서 무엇을 하며 보낼 것인가”라는 질문이었다. 한 번도 생각해보지 않은 누군가에겐 어쩌면 그저 그런 질문일 수도, 기분이 나쁜 질문일 수도, 깊게 생각하면 슬퍼지거나 우울해지거나 무서워질 수도 있는 질문이었다. 그렇지만 그녀는 달랐다. 그녀에게 그 한 줄의 문장은 ‘오늘을 살게 하는 ’명제‘다. 학문에서 이야기하는 큰 뜻 역시 그것일테니, 참 신기하지 않나. 죽음을 이름으로 하는 학문이 오늘을 살게 하는 질문에서부터 시작된다니 말이다.
20년 이상의 시간을 박지민씨는 뷰티 관련 종사자로 지냈다. 풍기는 이미지와 첫인상에서 예감(선입견이 아니라고 하고 싶어서)할 수 있을 정도로 일과 그녀는 아주 잘 어울리는 것 같았다. 업종의 특성상 사람의 몸과 연결된 분야다 보니 자연스럽게 사람의 신체에 관심을 갖게 됐고, 그렇기에 일을 하면서 그녀는 에스테틱에서부터 마사지, 마인드 스파, 그리고 대체의학까지 관련된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갖고 접하며 꾸준히 배움의 길을 걸었다. 또 사람들을 직접 마주하는 서비스업이기에 그녀의 배움에 대한 열정은 심리학, 대화훈련 등 커뮤니케이션 분야까지 넓혀갔다. 이렇게 보니 그녀와 죽음학은 정말 운명처럼 만날 수 있던 것이 아닐까 싶다. 사람, 사람의 몸에 대한 관심, 그로 인해 파생되는 다양한 분야를 섭렵하고, 결국은 사람 시간의 끝인 ‘죽음’의 시간까지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운명.
그렇다면 그녀에게 운명처럼 다가온 죽음학, 그것은 과연 무엇일까. 싸나톨로지, 즉 죽음학은 죽음과 죽어감의 과정을 연구하는 학문으로 죽음 자체를 연구하는 것이 아닌 죽음을 통해 삶의 의미를 더 깊이 이해하는데 집중하는 학문이다. 죽음과 죽어감의 과정은 물론 임종, 죽음교육, 상실, 비탄, 애도, 유가족과 죽음에 관련된 정책 등 다양한 주제를 다루고 있으며, 철학을 중심으로 심리학, 의학, 사회학, 종교학 등 여러 학문과 결합된 융합적 연구다. 범우주적인 공포에 휩싸였던 청소년 시절의 기억도 좋지 않았고, 그렇기 때문에 ‘죽기도 전에 죽음을 먼저 생각하는 것이 꼭 필요할까’라는 의문에 설득이라도 하듯 죽음학은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줄이고 남은 삶을 더 소중히 여기도록 돕는데 목적이 있다고 한다. 실로 병원이나 복지관, 문화센터는 물론 환자나 그의 가족들이 의미 있는 방식으로 죽음을 준비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고.
“젊은 시절 참도 치열하게 살았던 것 같습니다. 젊었는데, 젊음이 없었어요. 저는 늘 죽음을 가까이 생각하며 살았던 것 같아요. 너무 힘들고 버겁게 살아내면서 살고 싶지 않다, 쉬고 싶다, 멈추면 좋겠다, 많은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그때는 그랬던 것 같아요. 죽음을 곧 쉼이라 생각하게 돼서 늘 언제 죽어도 아깝지 않다며, 치열한 대한민국을 살았었거든요.”
해사한 미소 뒤에 젊은 시절의 그늘이 있다고 고백하는 박지민 대표는 힘든 시절을 버텨내며 우울감을 느끼는 무거운 삶을 짊어지고 있었다. 다행히도 그동안 없었던 행운이 한꺼번에 찾아오듯 지금의 남편을 만나 다시금 예쁜 시간을 살아갈 수 있었다고.
그렇게 지내다 보니 학문이 선물처럼, 운명처럼 다가오는 순간도 맞이할 수 있었다. 자신처럼 죽음을 쉼으로 여기며 삶이라는 시간을 그저 견뎌내는 사람들이 분명 있을텐데, 안타깝던 젊은 날의 박지민 대표와 같은 생각의 사람들을 도울 수 있는 공부, 운명이었다. 그녀는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반드시 누군가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겠다는 큰 목표로 죽음학을 연구한다.
“기회가 된다면 가르치는 일을 하고 싶어요. 제가 이 공부를 하면서 하루하루 정말 소중하게 살아가고 있거든요? 제가 많이 달라졌습니다. 잠들기 전에 가족들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매일 하는 그런 사소한 것부터 시작했어요. 죽음을 공부해서 ‘좋은 죽음’을 준비한다기보다, 죽음을 공부함으로써 하루, 삶의 시간을 더 소중히 하자는 거죠. ‘중요한 것, 소중한 것을 더 잘 알자’라는 의미로 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누구나 살면서 경험해야만 하는 죽음 앞에서 이를 수용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울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이에 덧붙여 그녀는 숏폼에 의한 순간적 쾌락과 짧은 감정에 사로잡혀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 아이들의 올바르지 못한 감정을 잘 만져줄 수 있는 어른이고 싶다고 전한다. 그녀는 ‘살아있는 내가 오늘을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끊임없는 노력으로 모두가 의미 있는 시간들로 삶을 채워가기를 바란다.
남들이 잘 가지 않는 감정의 무거움을 안고 가는 길을 선택한 만큼 박지민 대표가 우리나라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죽음학자로 언젠가 다시 이야기할 날이 곧 오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writer _안정미 / photo _조용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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