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다영 컬럼> 만남으로 완성되는 음악, 아르케컬처의 무지카 클래시카
- Midlife Culture / 손다영 칼럼니스트 / 2025-11-19 05:41:06

[욜드(YOLD)=손다영 칼럼니스트] <2025 아르케컬처의 무지카 클래시카>가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무지카 클래시카’는 2022년부터 시작된 용인 기반 클래식 음악회로, 올해는 복합문화공간 드바로크, 카페 파미에소, 묵리459, 아이소, 동네책방 우주소년, 빈칸놀이터, 생각을 담는 집, 반달서림, 북살롱벗에서 커뮤니티 모임, 음악이 있는 1인 음악극, 음악회 등 12회의 예술 문화 컨텐츠를 진행하였다. 소중한 추억이 있는 음악을 소개하고 함께 듣고, 플레이리스트를 공유하면서 서로의 취향을 알아간다. 음악회가 끝난 뒤 함께 둘러앉아 티타임을 가지기도 하고, 커피를 마시며 클래식 음악을 즐긴다. 영화제가 진행되는 책방에서 영화감독에게 영화산업의 흐름에 관한 이야기를 듣고 시골책방의 소나무숲 아래에서는 음악극을 즐긴다.
시민들의 책과 음악 취향에 대해 묻고, 책방지기들의 이야기로 음악회를 꾸린다.오랜 역사와 전통이 있는 클래식 음악이지만 지금 우리들의 일상과 잘 어우러진다. 연주자의 바쁜 손가락에 압도되기도 하고, 애절하고 잔잔한 선율에 몸과 마음을 맡기기도 한다. 처음 들어보는 음악이 금세 취향이 되기도 하며 그렇게 아홉 번의 음악회를 모두 즐기게 된 시민들도 있다.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안부를 묻는 시민들을 보며 예술의 힘을 실감한다. 다양한 사람들이 각각의 일상에서 클래식 음악을 통해 이웃을 만들어간다.
보정동에 위치한 동네책방 북살롱벗에서 진행된 《아르케컬처의 무지카 클래시카》보정동에 위치한 동네책방 북살롱벗에서 진행된 《아르케컬처의 무지카 클래시카》클래식 음악회가 대중문화로 자리 잡기까지 수백 년에 걸친 구조적 변화와 기술과 사회적 조건의 결합이 이루어졌다. 초기의 서양 ‘예술 음악’은 왕실이나 교회를 위한 것이었고, 공연 역시 초청에 의한 폐쇄적인 공간에서 이루어졌다. 17세기 후반에서 18세기 사이, 영국을 비롯해 공개 유료 콘서트의 개념이 등장한다. 중산층이 등장하고 출판업의 발전이 맞물려 클래식 음악회가 대중에게 열리기 시작한 것이다. 그리고 19세기에 들어 오케스트라 콘서트가 대중문화 이벤트로 자리를 잡았고, ‘살롱 음악회’와 같이 시민층이 접근하기 쉬운 공연 형식이 생겨났다. 장소, 가격, 프로그램 모두 개방적으로 변화한 것이다. 기술과 매체의 변화를 맞은 20세기에는 음반, 라디오, 텔레비전, 인터넷 등 기술 매체를 통해 비약적으로 접근성이 좋아졌다. 공연을 준비하고 홍보하는 방식, 표를 구매하는 방식도 바뀌었으며 현재에 이르러 팬을 생성하는 콘텐츠나 커뮤니티 기반 소비 방식이 클래식 음악 세계에도 큰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
결국 클래식 음악은 ‘사람’을 만나기 위한 기대감에서 찾게 되는 ‘만남’의 예술이다. 언제 어디서나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시대이지만, 진정한 시작은 ‘직접 만나는 순간’이다. 대형 콘서트홀이 아닌, 운영자의 개성과 정성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문화 공간에서 음악과 이야기가 피어난다. 명곡을 남긴 작곡가의 명성보다는 지금 살아가는 우리들의 이야기가 더욱 생생하게 펴져나간다. 음악회에서 만난 이웃의 소식을 연주자에게 전하고, 음악회를 통해 알게 된 책을 책방에서 구매해 간다. 문화 거점의 또 다른 행사 소식을 접하고 다시 한번 방문하고자 마음을 먹는다. 이것이 지역 기반 문화예술 단체의 역할이 아닐까.
아르케컬처는 9회의 음악회에서 72곡의 클래식 작품을 선보였다. 널리 사랑받는 명곡부터 잘 알려지지 않은 숨은 보석같은 곡까지, 폭넓은 레퍼토리를 구성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클래식의 대중화’보다는, 누구나 클래식을 자연스럽게 즐길 수 있도록 하는 데에 더 큰 의미를 두고 있다. <아르케컬처의 무지카 클래시카>가 이처럼 빛날 수 있었던 것은 여러 이웃들의 따뜻한 후원 덕분이다. 매 음악회마다 시민들과 함께 나눠먹을 수 있도록 호두과자를 준비해 주신 호두당 용인역북점과 고울연, 차만의 블렌딩 티를 즐길 수 있도록 지원해주신 티샵 고울연, 차에 깊이 감사드린다. 아르케컬처의 클래식 음악이 용인의 곳곳에 피어날 수 있게 해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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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다영 아르케컬처 대표 |
손다영 아르케컬처 대표
단국대학교 음악대학 바이올린 전공 학사 졸업䟃
한양대학교 음악대학 바이올린 전공 석사 수료
현재 아르케컬처 무지카 클래시카 음악회(2022~), 금요반달클래식클럽(2022~), 용인일보 오피니언(2025~) 강연 및 기획공연 등 다양한 문화예술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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