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niversary / 1866년 12월 4일은 추상화의 선구자 칸딘스키가 태어난 날
- Midlife Culture / 조용수 기자 / 2025-12-13 09:42:30
“흰색은 가능성으로 차 있는 침묵이다. 그것은 젊음을 가진 무(無)이다. 정확히 말하면 시작하기 전부터 무(無)요, 태어나기 전부터 무(無)인 것이다.
-칸딘스키”
자유로운 영혼 칸딘스키(Wassily Kandinsky, 1866-1944)
사람들은 대개 추상화를 보면 무슨 그림인지 모르겠다고 한다. 그리고 이해하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아니면 '저게 무슨 그림이야? 선만 찍~ 그어놓고 마음대로 붓칠하고…그정도는 나도 하겠다.' , '그림이 왜 이리 정신이 없어? 정신병 환자의 그림 같아' 라고 하는 등 가볍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추상화에 대해 조금만 더 진지하게 다가가 보면 작품에 대한 생각이 변하게 될 것이다.
추상화의 매력 point 는 불규칙성 중의 숨어있는 규칙이라고 할까. 불규칙한 선들의 만남과 서로 어울리지 않는 색상의 조화로움, 현실과는 동떨어진 색감으로부터 나오는 오묘한 느낌. 그리고 아무리 봐도 알 수 없는 형태·선·점... 이런 것들이 우리의 마음상태를 표현해준다고 생각한다. 인물화나 정물화처럼 뚜렷한 형체가 없어도 단지 점·선·면 만으로도 작가의 감정 표현을 충분히 하고 있는 것이다.
또 다른 매력 point는 볼 때마다 다르게 보이고 볼 때마다 떠오르는 생각이나 느낌이 새롭다는 것이다. 거꾸로 봐도 옆으로 세워놓고 봐도 새로운 느낌을 창출한다. 이와 관련하여 칸딘스키는 재미있는 일화를 남겼다.
어느 날 자신의 화실에 들어간 칸딘스키는 거꾸로 놓여있던 그림을 보게 된다. 그는 거꾸로 세워져 있는 그림을 보면서 참 아름답다고 생각했다. 그 순간 그는 그림이 무엇을 그렸느냐와 관계 없이 색채와 선의 구성만으로도 충분한 표현적 효과를 가질 수 있다고 느끼게 되었다. 이러한 깨달음을 시작으로 칸딘스키는 추상 미술을 발전시켰다. 점·선·면을 이용해 자유로움과 솔직한 감정을 생생히 표현하였다. 단지 선의 가늘기와 굵기, 더 나아가서 화면 위의 형태, 배치, 다른 형태와 교차시키는 것만으로도 작품으로서 충분하다고 하였다. 모든 자연, 사물과 같이 형체가 있는 것은 알고 보면 점·선·면이 모여 이루어진 것이므로 이런 본질적인 요소를 화폭에 담아 내었다.
칸딘스키는 러시아에서 태어났으며 모스크바 대학에서 법률과 경제학을 전공하였다. 모스크바에서 개최된 프랑스 인상파 전람회에서 모네의 <짚더미>를 보고 강한 인상을 받는 그는 이런 고백을 했다. '이 그림은 감동을 줄 뿐 아니라 갑자기 그 모든 것이 눈앞에 선하게 떠오르게 하는 힘이 있다.‘ 1896년 러시아의 한 대학에서 법률학 교수로 초빙되었으나 화가가 될 결심을 하고 30살의 나이에 뮌헨으로 향하였다. 그의 신비롭고 환상적인 그림은 당시에 완전한 이해와 평가를 받지 않았지만 끝까지 자유롭게 추상 미술 작품을 그렸다. 그는 산문도 쓰고 회화론을 발표하고 '예술에서의 정신적인 것에 대하여', '점·선·면' 이라는 책도 출간하였다.
그가 쓴 '예술에서의 정신적인 것에 대하여' 라는 책은 제목부터가 마음에 와 닿는다. 책을 보면 인간의 내면에 대한 고찰, 그 고찰과 관련된 예술론을 알 수 있다. 그는 예술에서의 '정신, 내면의 소리, 내적 필연성'을 구체적으로 기술하였다. 그의 그림이 추상적이듯이 그의 글 또한 추상적이어서 이해하기는 어려운 책이다. 그리고 인도의 수행가가 쓴 글을 읽는 느낌이 든다. 그의 가문의 혈통에 몽골인의 피가 섞여 있어서 그런지 중앙아시아, 동양적인 시각과 비슷한 점이 많고, 법률과 경제학을 전공해서 그런지 내용도 철학적이다. 그는 책을 통해 문학, 미술, 음악 작품에 인간의 정신적인 요소가 어떻게 표현되고 반영되어있는지를 파헤쳤다. 그는 혼란하고 어두운 시기에 인간의 시선이 외적인 것에서 자기 자신에게로 향한다고 하였다. 문학, 미술, 음악은 이와 같은 정신적 전환이 현실적 형태로 인지되는 가장 감각적인 첫 번째 영역인 것이라고 보았다.
칸딘스키는 눈에 보이지 않는 소리를 재료로 하는 음악이 순수하게 추상적이라고 생각했고, 미술에서도 음악과 같은 순수한 표현성이 성취되기를 바랬다. 마치 음악가가 리듬, 음색, 멜로디 같은 음악적 형식들로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듯이 미술가도 색채와 선의 다양한 배열을 통해 공포, 비애, 환희 같은 자신의 내적 경험을 표현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는 각각의 색, 직선 및 곡선이 각자 의미하는 느낌이 있어서 이들의 배합으로 일종의 작곡을 할 수 있다고 믿었다. 예를 들어 빨간색은 뜨거운 정열을, 녹색은 평화와 안정을, 굵은 직선은 강인함을, 곡선은 부드러움을 의미한다고 하였다. 이들 요소를 적절히 사용하여 자신의 감정을 표현할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제목을 따로 붙일 필요가 없다고 하여 그의 작품 제목은 인상, 측흥 ,구성 이라고 붙이기도 하였다.
그는 색채의 본질이 언어보다 감정의 느낌을 더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시각언어라고 믿었다. 그리하여 그는 내면적 세계를 색으로 표현하였다. 색을 볼 때 심리적인 효과로 영혼을 동요시킨다고 본다. 심리적인 동요는 연상을 통해 그에 상응하는 것을 이끌어낸다. 예를 들어 따뜻한 붉은 색은 자극적인 반면, 흐르는 피에 대한 연상 때문에 혐오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이에 대해 칸딘스키는 이렇게 말하였다.
“색은 영혼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수단이다. 색은 피아노의 건반이요 눈은 줄을 때리는 망치요 영혼은 여러 개의 선율을 가진 피아노인 것이다. 예술가들은 인간의 영혼에 진동을 일으키는 목적에 적합하도록 이렇게 저렇게 건반을 두드리는 손과 같다.”
-칸딘스키”
자유로운 영혼 칸딘스키(Wassily Kandinsky, 1866-1944)

사람들은 대개 추상화를 보면 무슨 그림인지 모르겠다고 한다. 그리고 이해하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아니면 '저게 무슨 그림이야? 선만 찍~ 그어놓고 마음대로 붓칠하고…그정도는 나도 하겠다.' , '그림이 왜 이리 정신이 없어? 정신병 환자의 그림 같아' 라고 하는 등 가볍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추상화에 대해 조금만 더 진지하게 다가가 보면 작품에 대한 생각이 변하게 될 것이다.

추상화의 매력 point 는 불규칙성 중의 숨어있는 규칙이라고 할까. 불규칙한 선들의 만남과 서로 어울리지 않는 색상의 조화로움, 현실과는 동떨어진 색감으로부터 나오는 오묘한 느낌. 그리고 아무리 봐도 알 수 없는 형태·선·점... 이런 것들이 우리의 마음상태를 표현해준다고 생각한다. 인물화나 정물화처럼 뚜렷한 형체가 없어도 단지 점·선·면 만으로도 작가의 감정 표현을 충분히 하고 있는 것이다.
또 다른 매력 point는 볼 때마다 다르게 보이고 볼 때마다 떠오르는 생각이나 느낌이 새롭다는 것이다. 거꾸로 봐도 옆으로 세워놓고 봐도 새로운 느낌을 창출한다. 이와 관련하여 칸딘스키는 재미있는 일화를 남겼다.
어느 날 자신의 화실에 들어간 칸딘스키는 거꾸로 놓여있던 그림을 보게 된다. 그는 거꾸로 세워져 있는 그림을 보면서 참 아름답다고 생각했다. 그 순간 그는 그림이 무엇을 그렸느냐와 관계 없이 색채와 선의 구성만으로도 충분한 표현적 효과를 가질 수 있다고 느끼게 되었다. 이러한 깨달음을 시작으로 칸딘스키는 추상 미술을 발전시켰다. 점·선·면을 이용해 자유로움과 솔직한 감정을 생생히 표현하였다. 단지 선의 가늘기와 굵기, 더 나아가서 화면 위의 형태, 배치, 다른 형태와 교차시키는 것만으로도 작품으로서 충분하다고 하였다. 모든 자연, 사물과 같이 형체가 있는 것은 알고 보면 점·선·면이 모여 이루어진 것이므로 이런 본질적인 요소를 화폭에 담아 내었다.

칸딘스키는 러시아에서 태어났으며 모스크바 대학에서 법률과 경제학을 전공하였다. 모스크바에서 개최된 프랑스 인상파 전람회에서 모네의 <짚더미>를 보고 강한 인상을 받는 그는 이런 고백을 했다. '이 그림은 감동을 줄 뿐 아니라 갑자기 그 모든 것이 눈앞에 선하게 떠오르게 하는 힘이 있다.‘ 1896년 러시아의 한 대학에서 법률학 교수로 초빙되었으나 화가가 될 결심을 하고 30살의 나이에 뮌헨으로 향하였다. 그의 신비롭고 환상적인 그림은 당시에 완전한 이해와 평가를 받지 않았지만 끝까지 자유롭게 추상 미술 작품을 그렸다. 그는 산문도 쓰고 회화론을 발표하고 '예술에서의 정신적인 것에 대하여', '점·선·면' 이라는 책도 출간하였다.
그가 쓴 '예술에서의 정신적인 것에 대하여' 라는 책은 제목부터가 마음에 와 닿는다. 책을 보면 인간의 내면에 대한 고찰, 그 고찰과 관련된 예술론을 알 수 있다. 그는 예술에서의 '정신, 내면의 소리, 내적 필연성'을 구체적으로 기술하였다. 그의 그림이 추상적이듯이 그의 글 또한 추상적이어서 이해하기는 어려운 책이다. 그리고 인도의 수행가가 쓴 글을 읽는 느낌이 든다. 그의 가문의 혈통에 몽골인의 피가 섞여 있어서 그런지 중앙아시아, 동양적인 시각과 비슷한 점이 많고, 법률과 경제학을 전공해서 그런지 내용도 철학적이다. 그는 책을 통해 문학, 미술, 음악 작품에 인간의 정신적인 요소가 어떻게 표현되고 반영되어있는지를 파헤쳤다. 그는 혼란하고 어두운 시기에 인간의 시선이 외적인 것에서 자기 자신에게로 향한다고 하였다. 문학, 미술, 음악은 이와 같은 정신적 전환이 현실적 형태로 인지되는 가장 감각적인 첫 번째 영역인 것이라고 보았다.

칸딘스키는 눈에 보이지 않는 소리를 재료로 하는 음악이 순수하게 추상적이라고 생각했고, 미술에서도 음악과 같은 순수한 표현성이 성취되기를 바랬다. 마치 음악가가 리듬, 음색, 멜로디 같은 음악적 형식들로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듯이 미술가도 색채와 선의 다양한 배열을 통해 공포, 비애, 환희 같은 자신의 내적 경험을 표현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는 각각의 색, 직선 및 곡선이 각자 의미하는 느낌이 있어서 이들의 배합으로 일종의 작곡을 할 수 있다고 믿었다. 예를 들어 빨간색은 뜨거운 정열을, 녹색은 평화와 안정을, 굵은 직선은 강인함을, 곡선은 부드러움을 의미한다고 하였다. 이들 요소를 적절히 사용하여 자신의 감정을 표현할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제목을 따로 붙일 필요가 없다고 하여 그의 작품 제목은 인상, 측흥 ,구성 이라고 붙이기도 하였다.
그는 색채의 본질이 언어보다 감정의 느낌을 더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시각언어라고 믿었다. 그리하여 그는 내면적 세계를 색으로 표현하였다. 색을 볼 때 심리적인 효과로 영혼을 동요시킨다고 본다. 심리적인 동요는 연상을 통해 그에 상응하는 것을 이끌어낸다. 예를 들어 따뜻한 붉은 색은 자극적인 반면, 흐르는 피에 대한 연상 때문에 혐오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이에 대해 칸딘스키는 이렇게 말하였다.
“색은 영혼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수단이다. 색은 피아노의 건반이요 눈은 줄을 때리는 망치요 영혼은 여러 개의 선율을 가진 피아노인 것이다. 예술가들은 인간의 영혼에 진동을 일으키는 목적에 적합하도록 이렇게 저렇게 건반을 두드리는 손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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