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ports People Focus / 술과 안주가 있는 당구장 ‘큐룸’ 김영만 대표 “추억의 취중다마, 트렌디하게 되살린다”
- Interview / 유성욱 기자 / 2025-08-24 14:10:06
금융권에서 30여년간 몸담았던 동창이 정년을 몇 년 앞두고 당구장을 오픈한다는 소식을 접했다. 경영이 어려워진 동네 당구장 하나를 어찌어찌 인수한 것 같았다. 동창회에서 ‘돈세다 잠들게 하소서’라는 문구가 적힌 개업 축하 화환을 보냈고, 개업식날 소싯적 당구 좀 쳐봤다는 동창생 무리가 우루루 신장개업 당구장을 찾았다. 그곳에서 국제식 대대를 처음 봤다는 동창도 있었다. 곧바로 조가 짜여져 당구대 몇 개를 점령했다. 누군가 가져온 치킨에 소주, 맥주가 테이블 위에 펼쳐졌고, 막걸리만 마신다는 누구는 근처 편의점에서 장수막걸리를 봉지 한 가득 사 왔다. 중국집에 짜장과 만두를 시키려고 알아보는 동창놈도 보였다.
우리 사회는 지금도 여전히 당구장과 당구문화를 바라보는 두 개의 시선이 존재한다. 생활체육과 스포츠 공간으로서의 당구장이 앞에 있다면, 또 다른 한편에서는 유흥과 놀이의 공간으로서의 당구장이다. 특히, 옛 당구문화를 추억하는 중장년에게는 후자가 아쉬움이자 갈증으로 다가올 때가 많다. 그런 당구장과 당구문화가 주는 즐거움이 분명히 있기 때문이다.
‘음식과 술이 있는 룸 당구장’이라는 문구가 ‘술과 안주가 있는 룸 당구장’으로 읽히며 조금은 야릇한 상상을 발휘하게 하는 ‘큐룸’ 당구장은 서울 강남구 논현동의 먹자거리 사이에 있다. 아무런 사전 정보가 없었기에, 과연 어떤 모습일까, 호기심 가득한 마음으로 엘리베이터 4층에서 내리자마자 ‘와’ 하는 탄성과 함께 동창이 인수했던 신장개업 당구장에서의 씁쓸했던 뒷맛이 떠올랐다. 자식! 이런 당구장을 오픈하고 동창들을 불렀어야지.
가격도 그리 비싸지 않다. 중대는 10분에 2,500원, 대대와 포켓볼, 6구는 10분에 3,000원이다. 당구대 2대가 차지할 공간을 룸 하나가 차지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오히려 저렴하다고 말하는 이들도 있을 것 같다. 음식 가격도 그다지 비싸지 않다. 당구장은 24시간 영업한다.
“이런 당구장 시스템을 처음 생각한 것은 20년 전입니다. 그러다 드디어 2020년 2월 오픈했는데, 아뿔싸 코로나19가 터진 거에요. 그 여파로 1년에 당구장 몇천곳이 폐업했는데, 우리 당구장만 호황을 누렸죠. 룸 형태라 다중이용시설 및 집합문제에서 자유로운 영향이 컸습니다.”
“고건 서울시장 당시 숍인숍 제도가 처음 도입됐어요. 거기에 착안했습니다. 저희는 ‘큐룸’이라는 당구장 시설과 별도로 ‘취중다마’라는 음식업이 숍인숍 형태로 결합되어 있습니다. 당구장에서 술은 파는 것은 불법이지만, 술을 마시는 것이 불법은 아닙니다. 하지만 기존에 없던 형태라서 행정적인 검토에 시간이 많이 소요됐는데 서울시 13개 구청의 담당 주무관을 만나고, 문화체육관광부 생활체육 담당자와도 이야기하며 운영근거를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졸업 후에는 공무원 생활을 했다. 당구가 더 좋았다. 1997년 투잡으로 송파에 당구장을 차렸다. 이후 공무원 생활을 청산하고 본격적으로 당구장업에 뛰어들어 지금까지 10여곳의 당구장을 경영한 이력을 갖고 있으며, 2010년부터는 서대문에서 베스트당구재료라는 도소매상도 운영하고 있다. 이후 당구장 창업, 매매 사이트도 운영했으며 ‘상생’이란 당구장 인테리어업체도 설립해 운영중이다. 기사 작성에 앞서 홈페이지를 찾아보니 모두 대표가 ‘김영만’이다.
“당구장 운영 수입과 함께 음식에서의 수입도 6:4 정도의 비율로 추가되어 일반 당구장 3배의 매출이 가능합니다. 주방 운영도 시스템화 해서 별도의 추가 인력 투입 없이 당구장 운영과 함께 1인이 가능합니다. 24시간 운영되는 직영점 역시 단 3인이 3교대로 운영하고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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