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uble Cropping Life / 한국식문화디자인협회 이수연 회장, 요리연구가 이름으로 두 번째 시작 “이제는 제 이름을 제대로 쓰고 싶었어요.”

Interview / 안정미 기자 / 2026-06-02 18:23:15

[욜드(YOLD)=안정미 기자] 오랫동안 푸드 코디네이터로 활동해온 이수연 대표는 늘 ‘뒤에서 만드는 사람’이었다. 방송과 매체에서는 푸드 코디네이터, 푸드 스타일링 전문가로 알려졌지만, 사실 그녀의 커리어는 훨씬 넓다. 김치 브랜드를 론칭하고 지자체 메뉴 개발을 맡아왔으며, 수많은 레시피를 만들어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리연구가’라는 이름은 어느 순간 뒤로 밀려나 있었다. 그런 그녀가 이제는 다시, 더욱 활기 있는 커리어에 힘써 보기로 했다.
 
브랜드를 미뤄왔던 이유
사실 요리연구가로 재능이 많던 그녀에게 늘 제안은 많았다. 이름을 내건 브랜드를 만들자는 제안, 협업, 투자 등 수많은 제안들이 그녀를 찾아왔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그녀는 쉽게 결정하지 않았다.

“내 이름을 쓰는 거니까 가볍게 쓰고 싶지 않았어요. 수많은 고민과 시간을 투자해야 하는 일임을 너무나도 잘 알기 때문에 쉽게 이름을 걸 수 있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던 것 같아요. 그러다 보니 이렇게 시간이. 고민 속에서도 과감한 결단은 필요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미뤄왔던 것들에 후회는 없어요. 이제 더 잘 시작하면 되니까요.”

브랜드는 곧 이미지였다. 한 번 잘못 쓰이면 오랫동안 쌓아온 그녀의 커리어까지 흔들릴 수 있다는 걸 알기 때문에 그녀는 신중에 또 신중을 기했던 것. 그러던 그녀가 과감하게 선택한 파트너는 의외로 가까이에 있었다. 15년 동안 F&B 업계에 몸담아온 대학 후배, 그리고 이미 함께 호흡을 맞춰온 회사 ‘메이크테이스트’. 신뢰는 오래된 관계에서 시작됐다.

 

요리연구가 이수연
그녀가 함께 작업해온 제품들은 이미 시장에서 반응을 보이고 있었다. 샐러드 하나가 하루 6,000개씩 팔릴 정도였기에 그 흐름 속에서 제안은 다시 구체화 됐다. ‘이제는 연구가님 이름을 걸고 해보자’는 파트너의 든든한 제안으로 이수연 회장는 그동안 쉽게 결정하지 못했던 큰 결심을 하게 된다. 그렇게 탄생한 브랜드는 바로 그녀의 이름 자체인 ‘요리연구가 이수연’.

그렇다. 그녀의 이름 하나면 충분했다. 그녀의 브랜드 론칭은 조금 더 ‘대중’을 향한다. 이번 프로젝트의 핵심 유통 채널은 배달 플랫폼 ‘배달의 민족’의 B마트. 주문하면 30분 안에 도착하는 구조가 킥 포인트이며, 단순한 밀키트가 아닌 점에서도 더욱 눈여겨볼 만하다. 건강을 생각해 하나하나 정성을 들인 음식을 맛보는, 슬로우 푸드의 인기가 여전하긴 하지만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 속에서 사람들은 건강하면서도 빠르게,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요리를 찾는 것이 지금의 트렌드란다.

이에 이수연 회장은 이미 완성된 건강한 요리를 바로 먹을 수 있는 형태로 제공한다. 이 방식은 생각보다 훨씬 까다롭다. 전자레인지조차 사용하지 않고 바로 먹을 수 있어야 하고, 2~3일 유통 과정에서도 맛이 유지돼야 하며, 젊은 소비자들의 ‘귀찮음 최소화’ 기준을 만족해야 한다. 이것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바로 ‘요리 연구가 이수연’이다.

공장 음식이 아닌 ‘나의 맛’

“요즘은 설거지도 싫어하고, 데우는 것도 귀찮아한다고 하더라고요. 바쁜 시간 속에 짧더라도 먹는 것에만 집중할 수 있는 간편식을 찾곤 합니다.”

그래서 선택한 메뉴가 ‘면 샐러드’다. 비빔면, 냉면, 들기름 막국수 등 우리에게 익숙하면서 가볍게, 건강하게 먹을 수 있는 형태로 재해석했다. ‘요리연구사 이수연’의 이번 브랜드는 그동안의 작업이나 기존의 브랜드화 했던 것들과의 차별점이 분명하다. 간장, 식초, 소금까지 그동안 실제 요리 수업에서 사용하던 재료를 그대로 공정에 적용하기로 했다. 그동안에는 가장 비슷한 식감, 맛, 감미 등으로 대체할 수 있었다면 이번에는 다르다. 직접 사용했었던 양념들 그대로 정확히 사용하고자 상당 부분 세심하게 노력했다고.

심지어 비빔 소스에 들어가는 사과와 배도 직접 갈아 넣었다. 이는 집에서, 혹은 수업에서 많은 정성과 시간을 들여 마련할 수 있는 맛과 정성이었는데, 이 역시 그대로 재현할 수 있도록 직접 갈아넣기로 한다. 과거에는 공장 생산 과정에서 맛이 변형되는 것이 당연했지만, 이번에는 오히려 반대다. 공장에서 더 완벽하게 이대표의 ‘맛’을 그대로 재현하고자 하는 것이 목표. 그래서 수업을 들었던 사람들은 한 입 먹고 바로 알아챌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생각해보면 비싼 수업료를 통해서만 맛볼 수 있던 맛, 건강한 그 맛과 음식을 이제는 합리적인 가격과 짧은 시간 속에 만날 수 있는 것일테니, 분명 승부수가 있다. 브랜드 론칭의 밝은 미래가 눈에 그려지는 것 같은데, 개인적인 생각에 그치는 것은 아닐 것이 분명하다.

건강한 요리
지금 그녀의 관심은 더 분명해졌다. 면역력, 저속노화, 저탄소 식문화 그리고 치료식과 건강식이다. 특히 오래전의 암투병과 지난해 직접 겪은 대상포진 이후, ‘먹는 것’이 곧 건강이라는 사실을 더욱 체감했다.

“결국 면역력이더라고요. 면역력을 키우지 않으면 누구나 대상포진의 위험 안에 있을 수 있다고 해요. 한 살 한 살 나이를 먹어가니 무엇보다 건강에 더 신경 쓰게 되는 것 같아요. 제 나이대뿐 아니라 저희의 부모님 세대 역시 평균 수명도 늘어나는 시대에 살면서 무엇보다 면역력, 건강이 중요하다는 것을 매 순간 느끼는 것 같아요. 그래서 제가 할 수 있는 것을 찾아 나누고 살고 싶습니다. 단순한 요리는 하는 것이 아니라, 건강을 위한 요리에 집중하고 싶어요. 남녀노소 누구나 건강을 위해 찾을 수 있는 브랜드, 음식을 많이 선사해 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단순한 맛을 넘어 건강을 위한 요리에 집중할 계획. ‘요리연구가 이수연’으로 새롭게 태어난 이수연 회장의 다짐이 더욱 반가웠다. 그녀의 건강도 챙기면서 동시에 현시대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그녀의 건강한 음식 비법을 나눈다고 하니 두 팔 벌려 환영할 일이다. 이번 브랜드 론칭은 단순한 사업이 아니다. 그녀에게는 그녀의 이름 세글자를 내건 만큼 ‘처음’처럼 설레고 긴장되는 일이다.

“지금은 다시 초심이에요.”

이수연 회장은 조금 달라질 예정이다. 예전처럼 맹목적으로 일하기보다 조금 더 즐기면서, 사람을 만나면서, 자신의 이름을 걸고 천천히 확장해나가고 있다. 초심으로 돌아간 그녀의 새로운 시작은, 이번에는 분명하게 자신의 ‘이름’으로 기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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