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rning Gallery / 아를에서의 고흐와 고갱

Midlife Culture / 오수정 칼럼니스트 / 2025-06-09 04:30:06

[Smart Senior News=오수정 기자] 1888년 고흐는 아를의 "노란집"으로 고갱을 초대한다. 들뜬 마음에 "침실"에다 자기 작품도 걸어두었다. "고흐의 의자"는 네 다리 튼튼하게 그리고, "고갱의 의자"에는 촛불도 올려놓았다. 두 사람은 "밤의 카페 테라스"에서 술도 마시고, "아를의 여인"을 주제로 그림 배틀을 시작했다. 모델은 "밤의 카페"의 주인장 "지누 부인"이었다.

고흐가 모델 앞에다 불쑥 가져다 놓은 낡은 책이 못마땅한 고갱은, 다음날 달리 그린다. 책 대신 압생트 술병을, 뒷편에는 당구대와 동네 사람들을 배치했다. 마지막 배틀은 초상화. 고갱이 그린 "해바라기를 그리는 고흐"는 멍한 표정을 하고 있고, 시들어버린 해바라기, 바늘처럼 가느다란 붓......몹시 기분 나빠진 고흐는, "빨간 베레모의 고갱"의 등을 돌려놓았다. 

두 사람의 불편한 동거는 두 달만에 끝났다. 고갱은 아를을 떠나고, 고흐는 귀를 자르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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