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niversary / 8월 12일 금융실명제 실시 "쩐의 전쟁과 지하경제"

Retro & Anniversary / 조용수 기자 / 2026-08-12 07:42:24

[욜드(YOLD)=조용수 기자] 예전 만화를 TV 드라마로 연출한 ‘쩐의 전쟁’이 인기를 끌고 있었다. 이 드라마에서 주인공 금나라로 나오는 박신양의 사실적 연기도 초점이지만 무엇보다도 “카드빚, 쓰지마라”라는 유서를 남기고 죽은 아버지의 이야기가 TV라는 전파를 타고 적나라하게 그려진다는 자체가 시청자들에게 공감을 주었었다. 하지만 줄거리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 드라마의 높은 인기는 단지 배우 박신양의 연기력이나 성공한 엘리트의 추락과 같은 자극적인 소재 때문만이 아니라는 것을 이내 깨닫게 된다.
 
2000년대 후반의 신문기사에 검색해보면 한국 지하경제 규모는 국내총생산(GDP)의 27.5%에 달해 국내총생산 대비 지하경제 비중이 선진국 평균보다 높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당시 우리나라 지하 경제의 경제 유형은 크게 사금융, 탈세, 비리, 범죄의 4가지로 구분 할 수 있는데 그 중에서도 지하 경제의 가장 큰 규모는 사금융, 즉 사채시장이다. 사채시장이라 함은 정부 당국의 허가를 받고 금융 행위를 하는 것이 아니라, 사채업자에 의해 금전의 대부, 금융 중개, 금융알선 등의 금융 거래가 이루어지는 시장이다.

행이나 제2금융권에서 외면 당한 서민들이 대부업체 사채를 통한 '빚의 늪'에 빠져 들고 있다. '서민 금융'을 위해 설립된 상호저축은행이나 신용협동조합, 새마을금고 등이 제 역할을 못하고 있는 것도 문제다. 이들 금융 회사는 은행을 이용하기 힘든 서민들에게 고금리로 돈을 빌려준 뒤, 서민의 그 피 같은 이자를 갖고 부유층을 예금주로 끌어 모으고 있다. 설립 목적과 정반대의 방식으로 몸집을 불리고 있는 셈이다. 상호저축은행 지점 가운데 상당수가 서울 강남에 몰려 있다는 사실이 이런 상황을 대변해 주고 있다.


자신만만하던 청년이 사채의 덫에 걸려 몰락하는 드라마 속 장면을 접한 정부 당국자는 어떤 생각일까 궁금해 하면서도 날로 치솟는 드라마의 인기에도 아무런 대책이 없는걸 봐서는 정부 당국자들 중에는 부채로 아픔을 겪은 가족이나 이웃이 없는 모양이다. 

지하경제 활동을 통해 세금 한 푼 내지 않고 고액 소득을 올리는 사람들이 많을수록 성실한 노동자들과 서민들의 상대적인 박탈감은 커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말 그대로 유전무죄, 무전유죄의 대표적인 사례이며 금융실명제라는 대명제도 그 효용성이 무색해 보일 뿐이다. 전 재산이 29만원이라며 과징금을 낼 수 없다는 전직 대통령. 하지만 여전히 고급주택에 살고 있으며 그의 자녀들은 호화스러운 생활을 지금껏 누리고 있다. 결국, 지하경제가 금융 실명제를 누른 셈이다.


한국경제 잘 나가고 있다는 현직 대통령의 말은 바로 ‘숨겨둔 돈으로 잘 살고 있는 그들만의 삶’이지 서민들의 삶은 아닌 것이다. 그래서 그 말은 진실일 수 없어 허언으로 공중을 떠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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