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day is / 9월 6일, 오늘은 최고의 명철 추석 한가위 입니다.> 맷돌 아시죠? 그 손잡이가 ‘어처구니’라는 것도

Midlife Culture / 최장용 / 2025-09-06 08:02:35

[Smart Senior News=최장용 기자] 요즘에야 흔히 볼 수 없지만, 그 옛날, 아니 우리 어머니 세대만 해도 종종 볼 수 있던 풍경이 여름엔 맷돌에 콩 갈아 콩국수 해 먹는 일이요, 겨울이면 녹두에 불린 쌀 넣어 함께 갈아 빈대떡 지져 먹는 일이었지요. 그런데 한 번 생각해 보세요. 콩 갈고 녹두 갈아야할 맷돌에 손잡이가 없다니, 세상에나……. 정말 어처구니없는 일이지요.
 
살다보니 어처구니없는 일도 어처구니 있는 일도 주변에 널려 있더라고요. 그렇다고 그 많은 얘길 미주알고주알 캐볼 수는 없고, 올해도 어김없이 찾아온 추석 얘기나 좀 해볼게요. 물론 이제부터 늘어놓을 얘기가 죄다 촌스럽기 그지없고 푼수 떼기인 제 생각이지만요.

추석, 설, 이렇게 두 번의 명절은 한 해도 빠짐없이 찾아오는데, 이때만 되면 모든 매스컴들이 일제히 아줌마 편을 들고 나섭니다. ‘앉아서 얻어먹는 남편은 편하십니까?’부터 시작해서, ‘명절 증후군이 며느리뿐 아니라 시어머니에게도 있다느니, 어쨌다느니’, ‘명절 후유증을 극복하는 방법’등등 해 가며 그저 평소보다 조금, 아니 아니 무척 많이 일할 거란 생각에 ‘아이고, 내 팔자야.’하면서도 의연하게 전투태세에 임할 준비를 하는 보통 아줌마들을 심정 상하게 한다는 말이지요.

 

물론 일이 좋아 일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싶습니다만, 그래도 그걸로 남편에게 강짜도 부리고, 구시렁댈 거리도 만들어지고, 어느 정도 대접도 받을 수 있는 일을 가지고 말입니다. 우리 아줌마들이 생색도 안 나는, 속이 뻔히 들여다보이는 고따위 동정표나 얻을 사람들은 아니잖아요?

암튼 각설하고 설라무니, 요 명절이라는 게 말입니다. 뭐든 그렇지만, 생각하기 나름 아닌가요? 일년에 두 번, 까짓 거 으쌰으쌰! 해가면서 고무줄 바지 챙겨 입고 두 팔 걷어붙이고 일하고 나면, 한 며칠 팔 다리 머리 어깨가 제 멋대로 놀기야 하겠지만, 그걸 갖고 죽기야 하겠습니까? 무슨 때만 되면 고양이 주검 앞에서 흘리는 쥐 눈물만큼 생색내지 말고 평소에 진심을 가지고, 그리고 꾸준히 신경 좀 써달란 얘깁니다. 

살짝 지난 얘긴데요, 모 일간지에 실린 글을 읽고 한참을 웃었습니다. 그런데 웃고 나니, 어처구니없고 뒷맛이 씁쓸합디다. 왜냐고요? 결혼한 여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는데, 친정에 가서 올케를 도와준다는 사람은 80%나 되는데, 시댁에서 시누이들이 자기를 도와준다는 사람은 30%에 불과하답니다. 입장 바꿔놓고 보면 누구나 똑같은 처진데, 왜 이런 수치가 나왔을까요?

시누이도 되고 올케도 되는 우리 아줌마들, 한 번 생각해 봅시다. 내가 친정 가서 올케 밥상 차릴 때 수저 몇 벌 놓아주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도와주는 시누님이 되시는 거고, 거꾸로 시댁에선 적어도 설거지는 해줘야 그나마 자기를 도와주는 시누이라 생각하시나요? ‘그러니 여자들, 수염이 안 나지.’하고 혀 차는 분, 거기 한 분, 저기 두 분, 어이쿠, 저쪽엔 무리지어 계시네?

조만간 아줌마가 될 예비 아줌마들, 중견 아줌마들, 황혼 아줌마들, 통틀어 대한민국을 지키는 천하무적 아줌마들, 이런 어처구니없는 일에 섞여 휘둘리지 말고 통 크게 삽시다. 지구를 지키는 독수리 오형제나 마징가 제트, 로봇 태권브이, 짱가, 그리고 슈퍼맨 등등을 합친 것보다 더 지구를 잘 지키는 사람들이 그렇게 쩨쩨하게 살 순 없잖아요?

하나만 더요. 남편은 나하고 있을 때만 내 남편 합시다. 나머진 말 그대로 ‘남의 편’으로 살게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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