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 (주)삼한C1 한삼화 회장 ‘흙바람속에 일군 최고의 황토벽돌’

Interview / 신성식 기자 / 2022-11-03 09:16:42
,- 자연을 그대로 품은 최고의 황토벽돌 생산업체

[스마트시니어뉴스=신성식 기자] 경북 예천군 풍양면에 자리잡은 (주)삼한C1의 공장부지는 잘 가꾸어진 넓은 공원처럼 쾌적했다. 5만평의 너른 부지에 주위 환경과 조화를 이룬 푸른 잔디밭, 그리고 여러 종류의 과실수와 나무와 꽃들이 심어져 볼거리 많은 고급 정원을 방불케 했다. 
 
고급 주택가의 별장처럼 지어진 사무동과 회의동, 직원용 사택에는 아름다운 조각상과 사진, 그림이 걸려있었고, 건물들 외벽은 아름다운 황토벽돌로 치장되어 방문객의 마음을 부드럽고 편안하게 해주었다. 자세히 보니 그 고급스러움의 원천이 바로 갖가지 빛깔의 황토벽돌이었다.

벽돌 만드는 공장이라면 으레 트럭에서 나는 굉음과 바람에 이는 흙먼지, 길바닥에 숱하게 흙부스러기가 밟히고, 작업하는 인부들의 고함소리로 분주할텐데 공장 안팎은 차분하고 조용했다. 일하는 직원들도 많지 않았고, 통행로에는 그 흔한 비닐봉지나 쓰레기 한 점 없이 깨끗했다. 의문은 오래지 않아 풀렸다. (주)삼한C1은 세계 최고품질의 황토벽돌을 만들어내는 기업인만큼 생산의 모든 과정이 최첨단 자동화설비를 갖추고 있었고, 경영자와 직원들도 최고 수준의 기업윤리로 무장하고 있었던 것이다.

접견실을 겸한 회의동에 들어서자 70대 후반의 나이를 무색케하는 활기찬 음성의 한삼화 회장이 웃는 얼굴로 취재진을 맞았다. 1978년 창업이후 ‘벽돌에 미쳤다’고 할 만큼 점토벽돌 사업에 투신해 지금의 삼한C1을 일군 한삼화 회장. 그는 백문이 불여일견이라면서 취재진을 공장 내부로 이끌었다. 땀을 뻘뻘 흘려가면서 손수 1시간여 동안 공장의 자동화라인을 직접 안내하고 세세한 부문까지 브리핑했다. 몸 전체에서 뜨거운 고로에서 갓 나온 황토벽돌처럼 뜨거운 열정이 뿜어져 나오는 그에게서 최선을 다해 살아온 그의 인생역정이 읽혀졌다. 알고 보니 한삼화 회장은 대한민국 근대화를 상징하는 거인이었다. 맨손으로 지금의 세계 최고기업 삼한C1을 일군 한삼화 회장, 그의 벽돌사랑과 흙에 읽힌 인생을 듣고 싶었다.

Q. 회장님께서는 왜 황토벽돌 사업을 하십니까?
흙은 생명의 근원이지요. 우리 인간도 흙에서 만들어졌습니다. 우리는 흙이 주는 것들을 먹으며 생명을 유지하고 죽으면 흙으로 돌아갑니다. 벽돌은 흙과 불이 만나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그러니 벽돌은 살아 있는 제품입니다. 모든 살아 있는 것은 유효기간이 있으나 흙은 유효기간이 없습니다. 흙으로 만든 벽돌도 영원한 생명이라고 볼 수 있지요.


사람은 흙집에서 살아야 건강합니다. 예전에는 우리나라가 시멘트 벽돌로 집을 지었지만 지금은 흙벽돌로 바뀌어가는 추세입니다. 외국에 나가보면 느끼시겠지만 부유한 사람들일수록 황토벽돌로 집을 짓습니다. 미국과 호주, 캐나다, 유럽의 고급 주거지에 가보면 흙으로 지은 벽돌집들이 많습니다. 흙은 내구성이 뛰어나 한번 지으면 반영구적인 수명을 자랑합니다. 단열 기능이 뛰어나서 30%까지 에너지가 절약됩니다. 밖은 더운데 여기 사무실에 오셨을 때 시원하셨을 겁니다. 바로 흙이 가지고 있는 단열효과 때문입니다. 황토벽돌로 지은 집은 겨울에는 보일러를 하루 2시간만 가동해도 종일 따뜻합니다. 황토벽돌로 집을 지으면 자연히 친환경주택이 됩니다.

 

황토벽돌은 생명의 근원인 흙으로 만든 친환경제품 
요즘은 웰빙을 넘어 힐링시대라고 합니다. 흙이 인간에게 주는 치유의 효과가 있을 것 같은데요!
저는 흙을 사랑합니다. 흙은 사람에게 해가 없고, 사람을 편안하게 해주고 위로해줍니다. 흙은 생명을 품는 가장 기초적인 자연의 모태이지요. 대구에 계시는 한 어른께서 제 아호를 지어주셨는데, 토연(土然)입니다. 흙처럼 살라는 말씀으로 알아들었습니다. 흙은 사람에게 이로움을 주는 재료입니다. 흙은 대기가 습하면 습기를 빨아드리고, 건조하면 습기를 뿜어냅니다. 흙벽돌로 지은 집과 사무실에 있는 책이나 서류는 시간이 지나도 뒤틀리거나 변형이 없습니다. 흙벽돌은 또한 핑크, 초코, 오렌지, 실버, 블랙 등 색깔이 다양해서 매우 아름답습니다. 물론 가장 아름다룬 빛깔은 자연을 닮은 벽돌이겠지요.

흙은 또 나쁜 냄새를 제거해줍니다. 담배를 피우는 곳, 애완동물, 화장실 등을 흙벽돌로 지으면 악취가 줄어듭니다. 그래서 우리 사무동의 화장실도 황토벽돌로 시공했는데, 냄새가 나지 않습니다. 그 뿐만이 아닙니다. 황토 흙에서 방출되는 원적외선은 인체가 필요로 하는 파장과 일치합니다. 그래서 저는 공장에 오면 막 구워져 나온 따뜻한 흙벽돌 사이에 얼굴을 가까이 대봅니다. 몸에 좋은 원적외선이 방출되는 느낌이 어찌나 좋은지 마치 황토찜질방에 와 있는 듯 합니다. (웃음) 흙에서 방출되는 원적외선은 깊숙이 침투하므로 뼛속까지 좋아집니다. 게다가 잘 만들어진 흙벽돌은 소리도 아름답습니다. 출고되어 포장을 앞둔 벽돌을 양손에 들고 부딪쳐보면 맑은 쇳소리가 납니다. 그 소리가 얼마나 아름다운지 아십니까! 그래서 여기 사무동과 회의동은 물론 제가 사는 집의 내부도 모두 황토벽돌로 지었답니다.

 

Q. 예천은 흙이 좋다고 들었습니다.
공장 입구에 원자재인 흙이 산처럼 쌓여있는 것을 보셨을 겁니다. 여기 예천 흙은 품질 좋은 황토가 엄청나게 매장돼있습니다. 반경 5Km이내에서 사용할 수 있는 황토의 양이 거의 1세기를 쓸 수 있는 양입니다. 원자재인 흙을 자세히 보시면 각기 색깔이 조금씩 다르다는 것을 아실 수 있습니다. 진한 황토색이 있고, 갈색도 있고, 회색빛 점토도 있습니다. 흙속에 섞여있는 철분 등 광물질 함유량이 다르기 때문이죠. 우리는 이것을 잘 배합하고 성형하고 구워서 균일한 품질을 유지하면서도 다양한 빛깔을 가진 최고급 점토벽돌을 생산해내고 있습니다.

Q. 공장 외부는 물론 내부도 아주 깨끗해서 놀랐습니다.
아마도 여기 공장에 오시기 전에 흙먼지 풀풀 날리는 옛날식 벽돌공장을 상상하셨겠지요(웃음). 우리 공장은 현재 1공장, 2공장이 가동 중인데, 1공장은 1990년 당시 세계최고 기술을 보유한 이탈리아 모란도(Morando)설비를, 2공장은 2003년에 독일 링글(Lingl)설비를 구축해서 지금 생산라인이 컴퓨터로 자동화돼있습니다. 1-2공장 자동화 설비에만 450억원이 투자되었지요. 그래서 제토와 성형, 건조, 소성, 포장으로 이어지는 모든 생산공정마다 완벽한 자동화 시스템과 로봇이 사람의 손을 대신합니다.

이탈리아와 독일 기술진이 투입된 최신 자동화설비 

여기 1공장과 2공장에서 하루 30만장, 연간 1억장의 황토벽돌을 생산하고 있는데, 만드는 벽돌의 종류만 150가지나 되지요. 요즘 같은 무한경쟁시대에 경쟁력을 갖추려면 완벽한 자동화를 갖추어야 합니다. 최상의 품질을 유지하고 인건비 등 원가를 절감하는 방법은 자동화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친환경적인 공장을 만들기 위해 벙커C유 대신 천연가스(LNG)를 연료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공장 굴뚝에서 매연이나 온실가스가 전혀 배출되지 않기 때문에 주변에서 농사짓는 농민들도 걱정할 일이 없습니다.

Q. 삼한 C1이 만드는 황토벽돌에 대해 자랑 좀 해주시죠!
벽돌은 건축물을 구성하는 기본 단위이기 때문에 사이즈, 색상, 강도, 흡수율, 내구성, 표면 등이 일정해야 합니다. 우리는 자체 품질기준을 가지고 있는데, 190mm 길이에 ±1mm 오차를 적용하고 여기에 벗어나면 미련 없이 폐기처분합니다. 제품의 내구성을 규정하는 압축강도와 휨강도는 국내 KS 기준보다 높습니다. 벽돌의 길이, 너비, 두께의 치수 오차 허용범위가 KS기준은 ±5mm, 3mm, 2mm이지만 우리는 ±1mm만을 허용하는 엄격한 기준으로 제품을 만들고 있습니다. 컴퓨터 자동화 시스템으로 건조상태를 조정하기 때문에 완성품의 뒤틀림이나 금(Crack) 발생도 없습니다. 불량률이 제로에 가깝습니다.

 

불량률 제로의 세계 최고 품질의 황토벽돌 생산
그리고 우리는 100년, 200년을 바라보고 제품을 만듭니다. 완제품 바닥용 보도벽돌은 압축강도 700kgf/cm² 이상의 내구성을 가지고 있어서 조합단체기준인 300kgf/cm²보다 2배이상 높지요. 각 제품마다 생산날짜를 표시한 고유번호가 있기 때문에 40년, 50년 뒤에 똑같은 제품에 대한 주문이 들어와도 컴퓨터에 자동저장 정보를 통해 그때 그 상태의 벽돌을 그대로 재현해서 공급할 수가 있습니다. 이러한 노력으로 K, Q, KS, GD, GR, 건, 환경표지, 성능인증 등 품질인증을 받았고, ISO9001 그리고 업계 유일의 일본공업규격인 JIS마크 등 국제품질규격을 획득했습니다. 우리가 보유하고 있는 특허 지적산업재산권만 14건, 실용신안 17건, 디자인 40건 등 71건이나 됩니다.

지난해는 국내외 건설업계는 물론이고 조달시장에서 인정을 받아 국내 최초로 조달청품질관리단 ‘자가 품질보증업체 1호’로 선정됐습니다. 자가품질보증은 업체 스스로 생산제품의 품질을 관리하고 조달청과 표준협회, 생산성본부 3개 심사기관이 사람과 기계, 품질경영시스템, 생산프로세스 등을 엄격하게 심사해 최고 3년까지 납품검사를 면제해주는 제도입니다. 전국의 조달우수제품 가운데 최초1호 선정은 조달청 우수제품 중에서도 최우수 제품에게 주어진다고 합니다. 얼마 전에 제가 건축설계사들을 상대로 강연을 해달라는 요청이 와서 서울에 갔더니 설계사들만 650명이 넘게 모이셨더라고요. 친환경 단열벽체가 사람이 사는 공간에 얼마나 중요한지를 설명하고, 대표적인 친환경 단열벽체인 삼한C1 황토벽돌의 우수성에 대해 설명했더니 다들 고개를 끄덕이셔서 저도 놀랐습니다. 그만큼 전문가들에게 인정을 받고 있는 셈이죠.

Q. 회사를 경영해오시면서 경영철학이랄까요? 성공의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어떻게 들으실지 모르지만 저는 일을 할 때 ‘목숨을 걸고’ 했습니다. 한 장 한 장 벽돌을 쌓는 마음으로 정말 묵묵히 땀흘려 일했습니다. 저와 같은 시대를 살아온 ‘근대화 세대’들이 다 그렇습니다. 우리 세대는 배고픔을 면하기 위해 일을 했습니다. 자본도 기술도 자원도 없던 나라를 이런 강국으로 만든 것은 한 끼 밥을 걱정했던 우리 세대들의 가난극복 의지였습니다. 우리 세대는 무엇보다 부지런하지 않으면 안 되었습니다. 가난을 극복하려는 의지와 부지런함이 없었다면 지금의 빛나는 성취는 없었을 것입니다. 저는 일을 할 때는 집중해서 합니다. 집중하면 일이 재미가 있고, 힘든 줄을 모릅니다. 그러다보니 어느 순간 최고가 되어 있더라고요(웃음).

 

Q. 창업한지 44년입니다. 그동안 어려움들도 많으셨을 텐데 그 난관을 어떻게 극복하셨습니까?
이곳 예천에 공장을 지을 때 공장을 짓기까지 행정적인 일처리만 2년이 걸렸습니다. 옛날에는 각종 규제들이 많아서 공장 하나 짓는데 그처럼 어려움이 허다했었지요! 하지만 저는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공장 부지에 살다시피 하면서 연락이 오면 언제든지 서류를 만들어 뛰어나갈 준비를 하고 있었지요.

처음 공장에 자동화설비를 갖춘다고 하자 대부분이 반대했습니다. 왜 대규모 투자를 하느냐는 얘기였지요. 저는 생각이 달랐습니다. 세계가 글로벌시대가 되면 모든 제품이 글로벌스탠다드를 갖춰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그래서 세계 최고의 기술진을 모셔다가 최신 자동화설비를 갖춘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글로벌시대에 맞는 최고 수준의 규격과 품질을 유지할 수 있게 됐습니다.

지금 우리 삼한C1의 황토벽돌은 명동성당, 대학로, 연세대학교 송도 캠퍼스와 대구의 계명대학교, 대전 목원대학교, 대구의 국채보상공원, 월드컵 경기장 바닥 벽돌, 인천 송도 신도시, 해운대 달맞이 공원, 제주도 4·3공원, 강릉의 오죽헌 공원 등 전국의 주요 시설에서 다 볼 수 있습니다. 해외수출이 쉽지 않은 벽돌업계에서 일본, 홍콩, 대만, 러시아에서도 구매요청이 들어오고 있습니다. 

Q. 회장님께서는 앞으로 어떤 비전을 갖고 계십니까?
황토벽돌을 더 많이 보급하고 싶습니다. 지금까지는 건물과 집짓는 데만 황토벽돌을 사용했지만 이제는 바닥벽돌도 황토가 대세가 될 것입니다. 우리가 걸어다니는 도로의 보도블럭이나 공원의 포장길도 과거에는 합성시멘트나 아스팔트로 시공했는데, 앞으로 사람이 사는 생활공간과 사람이 다니는 거리는 사람과 자연에 가장 친화적인 황토벽돌이 사람에게 더 건강한 생활공간, 사람에게 더 건강한 길이 되어 살고 싶은 집, 걷고 싶은 거리를 만들어 줄 것입니다.

 

황토벽돌에 인간 한삼화의 인생과 철학을 담다 
저는 우리가 사는 곳곳에 흙벽돌 길을 만들고 싶습니다. 황토로 만들어진 벽돌, 맨발로 걸으면 발도 몸도 마음도 건강해지는 걷고 싶은 길을 한번 생각해 보세요! 생각만 해도 상쾌하지 않습니까! 저는 휴일에 가족끼리 신발 벗고 맨발로 흙벽돌로 만든 길을 걷기를 바랍니다. 벽돌은 흙과 바람, 물과 불로 만든 것이고, 흙길을 밟기만 해도 건강에 좋습니다. 흙벽돌 길이 많아지면 이산화탄소를 분해하니 자동차가 많은 도심에 깔면 나쁜 공기를 정화해줄 것 아닙니까! 그래서 요즘 저는 백화점과 극장 등 여기지저기에 흙벽돌을 기증하고 있습니다. 딱딱한 시멘트길보다 흙벽돌길이 휠씬 건강에도 좋지 않겠습니까. 하하^^

삼한C1의 대표이사 회장으로서 최고경영자인 그는 하루 하루 공장에서 출고되는 벽돌의 개수와 품질에서부터 직원들의 건강상태, 그리고 직원 사택 한쪽 저장고의 김칫독에서 익어가는 식당의 김치맛까지 다 꿰고 있었다. 그는 시골의 예천 공장에 앉아있으면서도 전 세계의 점토벽돌 산업의 현황을 두루 꿰고 있는 천상 사업가였다.

공장을 안내하면서 벽돌을 양손에 들고 ‘쨍그렁’ 맑은 쇳소리를 들어보던 한회장은 벽돌 두장을 두 뺨에 대어보며 방긋 웃었다. 칠순이 내일 모레인 그가 아이처럼 환하게 웃는 표정에서 부지런하고 묵묵히, 정직하고 열정적으로 살아온 그의 인생이 그의 고향 고령의 자연과 흙을 닮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고보니 그의 아호가 ‘土然’인 것은 운명이었던 셈이다.

삼한C1 공장에서 무엇보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직원들이 한회장을 보자마자 하나같이 정중히 고개숙여 존경과 신뢰의 눈빛으로 인사를 나누는 모습이었다. 가족을 서로 대하는 듯한 경영자와 직원들의 그 장면 하나만으로도 삼한C1의 과거와 오늘이 읽혀졌다. 돈으로 살 수 없는 것을 가진 경영자와 직원들의 모습에서 삼한C1의 밝은 미래가 내다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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