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day is / 19956년 6월 29일, 서초동 삼풍백화점 붕괴> 안전 불감증의 현주소의 민낯을 그대로 보인 사고

Midlife Culture / 박인권 / 2025-06-29 10:02:46
- 삼풍백화점 붕괴사고의 물리적 원인은 설계와 다른 시공, 구조계산을 무시한 개축
- 시루떡처럼 무너져 쌓인 콘크리트 더미 밑에 사람들이 깔려

 

[Smart Senior News=박인권 기자] 삼풍백화점이 무너졌다라며 어디선가 울부짖는 애절한 절규가 들렸다. 참으로 믿기 어려운 소식이었다. 어떻게 삼풍백화점이 무너질 수 있다는 말인가! 사상 최악의 502명 사망, 937명 부상, 6명 실종의 아비규환. 바로 삼풍백화점 붕괴사고 현장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었다. 마치 시루떡처럼 무너져 쌓인 콘크리트 더미 밑에 사람들이 깔려 있었다. 지옥이 따로 없었다. 붕괴 현장이 바로 지옥이었다. 바로 이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는 백화점의 이준 회장을 비롯한 경영진과 그들의 뇌물을 받고 부실을 눈감아준 공무원들이 지옥을 빚어낸 장본인들이었다.


삼풍백화점 붕괴사고는 1995년 6월 29일 오후 6시경 서울특별시 서초구 서초동에 있던 삼풍백화점이 붕괴된 사건을 말한다. 1천여 명 이상의 종업원과 고객들이 건물과 함께 무너진 사건으로 119 구조대, 경찰, 시, 정부, 국회까지 나서 범국민적인 구호 및 사후처리가 이어졌다. 당시의 피해액은 약 2700여억 원으로 집계됐다. 피해자들 중 최명석은 11일, 유지환는 13일, 박승현은 16일간 갇혀 있다가 극적으로 구조되었다. 현재 서초동 삼풍백화점 자리에는 거대한 주상복합 아파트가 지어져 있다. 그리고 위령비는 서울 양재동 시민의 숲에 세워졌다.

 

그로부터 어느덧 28년의 세월이 지났다. 사람들의 머릿속에서 삼풍백화점 붕괴사고는 이미 잊혀진 옛일이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이 사고는 결코 잊혀져서는 안 될 것이다. 무엇보다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이윤 추구에 눈먼 자본가와 탐욕스런 공무원 때문에 원통하기 짝이 없는 죽음을 맞았기 때문이다. 또한 이 사고는 부패가 우리 사회에 얼마나 넓고 깊게 뿌리를 내리고 있으며, 그 결과 사회가 얼마나 취약해졌는가를 잘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삼풍백화점 붕괴사고의 물리적 원인은 설계와 다른 시공, 구조계산을 무시한 개축이었다. 건축학적으로 삼풍백화점은 특이한 건물이었다. 대들보가 없는 무량공법으로 지어졌다. 그런 만큼 기둥과 콘크리트 타설에서 정밀도를 높여야 했고, 구조나 하중을 바꾸는 일을 매우 신중하게 했어야 했다. 그러나 백화점 경영진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 사실상 제멋대로 5층을 증축했고, 제멋대로 옥상의 냉각탑을 옮겼다. 그 결과 5층의 구조가 심각하게 변형되었고, 이 때문에 여러 불길한 징후들이 나타났다. 그러나 이런 징후들을 오랫동안 무시한 결과 참혹한 붕괴를 맞게 되었던 것이다. 겉모습만 화려하게 꾸민 최초의 ‘명품 백화점’이 들춰보니 최악의 ‘부실 백화점’이었다.

삼풍백화점 붕괴사고는 끝났다고 말할 수 있는가? 피해자들의 원한은 제대로 풀리지 않았고, 가해자들에게는 솜방망이 처벌만이 내렸으며, 참혹한 붕괴의 원인은 여전히 제대로 해결되지 않았다. 삼풍백화점이 있던 자리에 위령비를 세워달라는 요구도 묵살되었다. 대신 그곳에는 값비싸고 호화스러운 초고층 아파트가 들어섰다. 이 새로운 초고층 아파트는 망각의 기념비처럼 보인다.


앞으로 또 어떤 대형사고가 발생할지 모른다. 우리는 당시의 붕괴사고를 눈앞의 사고인양 늘 조심하고 안전을 생각해야 할 것이다. 안전은 비용이 아니라 투자이다. 우리가 진정 ‘선진 한국’을 이루고자 한다면, 삼풍백화점 붕괴사고를 망각과 과거라는 닫힌 상자 속에 묻어 두어선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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