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day is / 1973년 5월 8일은 어버니 날이 시행된 날>

Midlife Culture / 유성욱 기자 / 2025-05-08 17:41:47

 

▲ photo - pixabay
[Smart Senior News=유성욱 기자] 오늘은 빨간 카네이션으로 부모님께 감사의 마음을 표현하는 ‘어버이 날’입니다. 오늘만큼은 부모님께 ‘사랑해요’를 나직이 말하며 꼭 안아드려 보세요.

추락한 아빠의 권위, 그래도 “I'm happy?”


전통적 가부장권의 붕괴는 새삼스러운 얘기가 아닙니다. 저녁 식사 때 아버지가 독상을 받고 자식들이 그 다음에 밥을 먹은 뒤 어머니는 부엌에서 남은 음식으로 허기진 배를 채운다는 얘기는 이제 아득히 먼 옛날의 전설일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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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가 툇마루에 앉아 신문을 보는 동안 어머니가 아버지 발을 씻어주던 한여름의 풍경은 우리 기억 속에 박제처럼 남아 희미하게 퇴색되고 있지요. 요즘 남편은 이사할 때 애완견을 품에 안고 이삿짐 트럭 앞자리에 잽싸게 앉는다는 우스개가 상징하듯 대부분의 남편이 집안에서 따돌림 당할 것을 걱정할 정도로 '참담한' 위치에 내몰려 있다는 거 아시나요? 가부장권의 추락에 대해 이 시대의 아버지들은 위기감을 느끼지 않을까 싶습니다. 울분을 터뜨리며 "아, 옛날이여~"를 되뇌는 사람이 많을 거라 생각하지만 어느 리서치 회사의 조사에 따르면 한국의 기혼 남성들은 과거 가부장권이 지배하던 시절의 아버지보다 부권이 추락한(?) 다소 위축된 아버지가 더 행복하다고 말한답니다.

 
우리나라의 가장은 '책임감만 많고 지위는 추락했다'는 불평 섞인 넋두리를 할 것이라던 예상과 달리, 가정에서 가장의 지위가 낮아짐과 동시에 '가족을 먹여 살려야 한다'는 중압감으로부터도 어느 정도 해방되어 실제로는 '해피'하다는 것이지요. 그런데 왜 이리 씁쓸한 것일까요? 그리고 마냥 가장으로서의 의무감이 줄어들었다는 것만으로 행복해 할 수 있는 걸까요? 그것이 추락한 아버지들의 진심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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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날 아버지라는 존재는 이미 가부장적인 위치에서 떨어져 나가 돈이나 열심히 벌어다주는 사람쯤으로 인식된다. 아버지는 전락한 지 오래. 가솔을 호령하는 권력자도 아니고, 집안 구석구석을 챙겨 명령하는 어른은 더더욱 아니죠. 밖에서 늘 사람들과 만나 술에 취해 들어오는 아버지의 모습이 아이들에게 비친 이 시대 아버지의 모습일지 모릅니다.

거창하게 아버지의 권위를 들먹이지 않아도 혹은 그들에게 동정의 마음을 보내지 않을 지라도 어정쩡하게 되어 버린 아버지의 자리를 채워 줄 수 있는 건 무엇일까 스스로에게 물어 봅니다. 그건 보이진 않지만 우물 안 두레박에서 건져 올린 샘물 같은 깊은 사랑을 그저 자녀에게 아내에게 건네지 못한 마냥 작아진 아버지들의 마음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연습이 필요하지 않을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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