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umn / 윤경숙의 <식(食)과 마음>, 집밥이라는 풍경
- Column / 윤경숙 칼럼니스트 / 2026-02-02 18:43:41
- 삶의 온도와 사람의 맛을 기록하는 일상 인문학
[욜드(YOLD)=윤경숙 칼럼니스트] 집밥은 하나의 풍경이다. 정확한 레시피가 아니라 기억 속에 남아 있는 장면에 가깝다. 어느 날은 김이 오르는 밥상이고, 어느 날은 조용히 차려진 국 한 그릇이다. 집밥에는 늘 화려함이 없다. 그러나 그 자리에는 익숙한 냄새와 서두르지 않는 시간, 말하지 않아도 통하는 온기가 있다. 그래서 집밥은 먹는 순간보다 떠올리는 순간에 더 깊어진다. 집밥의 풍경에는 늘 사람이 있다. 묻지 않아도 취향을 알고, 말하지 않아도 상태를 짐작하는 마음. 조금 덜 짜게, 조금 더 부드럽게 조리된 음식에는 “괜찮니”라는 안부가 담겨 있다.
밖에서 먹는 음식이 세상을 향한 나의 얼굴이라면, 집밥은 나를 내려놓아도 되는 자리다. 그 앞에서는 잘 지내는 척하지 않아도 되고, 강해 보일 필요도 없다. 집밥은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받아준다. 요즘은 집밥을 시간이 남을 때 먹는 음식처럼 말하기도 한다. 그러나 집밥은 여유의 결과가 아니라 의지의 선택이었다. 바쁜 하루 속에서도 누군가를 위해 불을 올리고, 밥을 짓고, 국을 데우는 일. 그 반복이 집밥이라는 풍경을 만들었다.
집밥은 식탁의 형태보다 마음의 거리로 완성된다. 같은 음식을 먹지 않아도, 같은 공간에 오래 머물지 않아도, ‘함께 먹었다’는 기억 하나로 사람은 다시 힘을 얻는다. 그래서 집밥은 사라지지 않는다. 사람이 떠나도, 시간이 흘러도,어느 날 문득 떠오르는 냄새 하나로 우리 곁에 돌아온다. 집밥이라는 풍경은 언제나 그 자리에 있다. 돌아올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삶은 조금 덜 차갑다. 그리고 우리는 그 기억 하나로 다시 하루를 살아낸다.
* 윤경숙 (셰프ㆍ한국외식조리협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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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hoto/pixabay |
밖에서 먹는 음식이 세상을 향한 나의 얼굴이라면, 집밥은 나를 내려놓아도 되는 자리다. 그 앞에서는 잘 지내는 척하지 않아도 되고, 강해 보일 필요도 없다. 집밥은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받아준다. 요즘은 집밥을 시간이 남을 때 먹는 음식처럼 말하기도 한다. 그러나 집밥은 여유의 결과가 아니라 의지의 선택이었다. 바쁜 하루 속에서도 누군가를 위해 불을 올리고, 밥을 짓고, 국을 데우는 일. 그 반복이 집밥이라는 풍경을 만들었다.
집밥은 식탁의 형태보다 마음의 거리로 완성된다. 같은 음식을 먹지 않아도, 같은 공간에 오래 머물지 않아도, ‘함께 먹었다’는 기억 하나로 사람은 다시 힘을 얻는다. 그래서 집밥은 사라지지 않는다. 사람이 떠나도, 시간이 흘러도,어느 날 문득 떠오르는 냄새 하나로 우리 곁에 돌아온다. 집밥이라는 풍경은 언제나 그 자리에 있다. 돌아올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삶은 조금 덜 차갑다. 그리고 우리는 그 기억 하나로 다시 하루를 살아낸다.
* 윤경숙 (셰프ㆍ한국외식조리협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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