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 금형, 기계부품 산업의 리더 LGTB, 임철록 대표 "새로운 비책 기술 WPC(금속순간열처리)로 공유가치 창출 꿈꾼다"

Interview / 안정미 기자 / 2025-04-19 11:20:09

[Smart Senior News=안정미 기자] 금형, 기계부품 산업은 국가 발전의 근간이 되는 제조업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우리나라의 금형, 기계부품 산업은 여전히 높은 수준으로 평가되지만 세계 시장에서의 경쟁력 상승과 유지를 위해선 기술 개발이 필수적이다. 작지만 강한 기업 LGTB(Lim Global Total Business)의 행보에 주목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수익 창출에만 중점을 둔 전통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넘어 경제적 가치를 시장에서 더 넓게 공유하고, 사회적 가치 창출로도 이어 나가려 발로 뛰는 기업들이 있다. 그중 국내 금형, 기계부품 산업의 궁극적인 경쟁력 향상을 목표로 한 걸음 한 걸음 주목할 만한 행보를 보여주고 있는 임철록 LGTB 대표를 만나본다. 

 

WPC 열처리기술은 어떻게 생산성의 혁신 가져왔나
금형, 기계부품, 자동차산업의 원재료인 철강은 기존에 쇼트 피닝(shoot peening: 금속표면에 강으로 된 작은 구를 분사, 가공해 재료 표면에 균일한 응력 분포를 만드는 방법)을 통해 수명을 유지해 왔는데, 임철록 대표가 이끄는 LGTB는 새로운 열처리 공정 기술로써 WPC(Wonder process Craft) 처리기술을 국내 최초로 시도·보급하며 금형, 절삭공구, 기계부품 등의 수명과 기능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키고 있다. 그 원리는 무엇일까? 

“WPC 열처리 기술은 금속 제품의 표면과 목적에 맞는 재질의 미립자를 압축성 기체에 혼합, 고속충돌을 시켜 금속의 치수나 크기 변화는 만들지 않으면서 제품의 생명력을 살리는 표면 개질 기술입니다. 제품의 극표면에 급열·급랭을 반복해 미세하게 인성이 풍부한 치밀한 조직력을 만들고, 고경도화로 표면을 강화함과 동시에 표면 성상을 미소 딤플로 변화시켜 마찰, 마모 특성을 향상시키는 것이죠.”

그 결과 쇼트 피닝이 큰 입자 탓에 제품 손상의 한계로 스프링 외의 분야에 적용이 어려웠던 것과 달리 WPC 처리기술은 금형, 절삭공구 등 폭넓은 적용이 가능했고, 금형의 피로강도와 내마모성을 향상시켜 내구수명을 3배 이상 끌어올렸다. 또한 제품 습동성 및 각종 피막의 밀착성 향상, 부식 방지 등 비약적인 품질 향상 효과를 내며 생산성을 크게 높여 업계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일본에서 태동한 신기술, 삼고초려 끝 국내 최초 시도
한 분야에서 새로운 어떤 것이 받아들여지고 자리를 잡는 일은 생각보다 어렵다. 특히 기술의 영역은 변화에 그리 능동적이지 못한 분위기가 깔려 있는 것도 사실이라 더욱 쉽지 않았을 터. 그럼에도 불구하고 임철록 대표가 국내 금형, 기계부품 산업에 새로운 열처리 기술을 도입한 데에는 30여 년 베테랑 공학 기술자의 선구안이 있었다.

“금형 설계를 전공하고 일본에서 석·박사 공부를 하는 동안 자동차 업체 도요타에서 WPC 처리기술에 주력하는 것을 알았어요. 그리고 한국에 돌아와 스프링 제작을 전문으로 하는 세계적인 굴지의 기업에서 쇼트 피닝 기술 공정 부문을 23년 간 경험했죠. 독립을 위해 고민하던 차에 일본 금형 전문가에게 WPC 처리기술을 소개받았고, 공부하던 시절과 현장에서의 경험을 떠올렸을 때 그게 제 길이라 생각했습니다.”

임 대표는 국내에서도 2007년부터 금형용 표준부품 책자에 WPC 처리기술이 소개되었지만 시간, 관세 등 물리적인 현실의 제약으로 활용되지 못한 점을 아쉬워했다. 그래서 WPC 처리기술을 가진 일본 회사 FUJIKIHAN측에 찾아가 삼고초려한 끝에 기술 제휴를 맺고, 2019년부터 5년째 국내 시장의 상용화 속도를 높이기 위해 힘써왔다.

대한민국 금형, 기계부품 산업 성장시킬 가치공유 기업 꿈꿔
임철록 대표와 만난 회사 내 그의 사무공간에는 LGTB를 이끄는 임 대표의 마음가짐이 곳곳에 묻어 있었다. 각종 부품과 쌓여 있는 연구 자료들 사이로 한쪽 벽면에 걸린 사훈과 CI가 특히 눈길을 잡아 끌었다.

“’정직(正直)하게 일하고, 정성(精誠)스럽게 하고, 정도(正道)를 생각하자.’라는 다짐과 함께 하고 있어요. 전근대적인 사고로 느껴질지 몰라도 이전 직장에서 23년을 일하는 동안 저는 국가의 초석을 다진다는 자부심으로 임했어요. 그래서 이 회사도 중소기업이지만 한낱 모래성 같은 길이 아닌 단단한 기틀 위에서 걸어가야 한다 생각했고, 궁극적으로 ‘가치를 공유하는 기업’이 되었으면 합니다.”

업계가 함께 성장하는 길을 모색하기 위한 일환으로 산학 교류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임 대표. 과거 학생 지도의 경험도 있다는 그는 틈틈이 대학과의 협업으로 논문 및 연구 활동을 잇고 있으며, 최근에는 서울과학기술대학교와 지속적인 기술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그리고 아버지 임 대표의 흔적을 따라 두 아들은 현재 그의 옆에서 현장과 학업을 동시에 좇고 있다. 자신들과 기술적 협력 관계를 구축해온 일본 기업도 가업을 잇는 곳이라며 임 대표는 마지막으로 LGTB가 그리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금형 제조의 비책 기술이라 자부하는 WPC 처리기술이 시장에 더 폭넓게 자리잡고 나면 다음 단계로 특수분야 적용 기술인 PIP 기술을 도입할 계획입니다. 평생 걸어온 길인 만큼 단지 먹고사는 문제가 아닌, 대한민국 금형 산업의 기초기술 업그레이드에 일조하고 싶거든요. 다음 세대를 연결하기 위한 노력도 계속 해나가야죠. 그것이 결국 신지식인이라는 인증에 걸맞은 저의 역할 아닐까요?”

그의 반문에 모든 이야기의 초점이 담겨있다. 이것이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마음으로 대한민국 금형, 기계부품 산업의 전초를 닦고 있는 임철록 대표와 LGTB의 내일이 더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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