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 구례 ‘번덕뜰’ 한성환 대표, “꿈꾸는 사람만이 전진할 수 있습니다”

Interview / 신성식 기자 / 2023-12-22 15:38:32

[스마트시니어뉴스=신성식 기자] 전남 구례에 있는 번덕뜰 농원에서 ‘특별함과 문화’부문 K.tag 현판식이 열렸다. 이 자리에서 한성환 대표는 “K.tag 인증을 통해 성공스토리를 쓰고 싶어요. 인증도 해주시고 박수치며 잘하라고 하시니 큰 위로가 되고 저도 기대하며 한걸음씩 나아가겠습니다”라며 기쁜 마음을 전했다.

2011년 농원을 시작했을 때는 뚜렷한 방향이 없었다. 양봉도 하고 벼농사도 짓고 뽕나무와 매실나무도 심었다. 효소를 담그고 감자도 경작했지만 결론은 농사지으며 먹고 살기 어렵다는 것. 농업에 손을 대고 5년 동안 헤매고 좌절했다. 그 무렵 한 대표의 집 뒤편에 지리산 정원이 조성됐다. 생태 숲으로 각광을 받아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길 없던 곳에 길이 놓였다. 한성환 대표의 앞날에도 길이 보였다.

변화의 가능성을 감지한 한 대표는 굼벵이와 솔송버섯을 재배하고 벼와 과수 채소를 기르며 농장을 운영했다. 또 찾아오는 손님들이 편히 쉬며 주변 관광지를 여행할 수 있도록 숙박시설을 마련했다. 그렇게 생태 숲 체험과 농장 견학, 여행과 숙박을 접목한 번덕뜰만의 특별한 문화를 만들어갔다. 농원 주변 무등산과 구례는 훌륭한 관광 자원이 되었고 한 대표가 가꾸는 농작물은 더할나위 없는 체험 교재가 됐다. ‘번덕뜰’은 옛 선조들의 꿈과 삶이 시작된 높고 평평한 언덕을 뜻한다. 한 대표는 이 언덕에 사람들을 모으고 상생하며 공유하는 경제, 힐링, 생활공동체를 상상하며 실현해나가고 있다.

“세상은 꿈꾸는 사람의 것이라고 생각해요. 꿈꾸는 사람이 성장할 수 있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어요. 처음 농사를 지으면서 죽을 것같이 힘들었고 아무것도 보이지 않던 순간들도 있었지만 꿈을 꾸다보니 여기까지 왔네요.”

한 대표는 아무것도 없이 번덕뜰에 왔던 10년 전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농사를 지으며 맛본 좌절감 속에 머물러 있었다면 지금의 번덕뜰은 없었을 거라는 한 대표는 꿈꿔왔던 것이 하나씩 드러나고 분명해지는 중이라고 했다. 경제적인 문제는 발목을 잡을 때도 있지만 가고자 하는 방향은 그대로다.

재배하는 솔송버섯을 키우면 배지라는 부산물이 나온다. 배지를 버리지 않고 효소를 띄우고 굼벵이를 먹인다. 굼벵이는 구르는 재주만 있는 게 아니라 당뇨와 간을 치유하는 성분을 지니고 있어서, 굼벵이의 배설물로 벼농사를 짓고 과수와 채소를 기르면 유기 농산물을 수확할 수 있다. 이렇게 수확한 농산물을 회원들에게 꾸러미를 만들어 보낸다. 꾸러미를 공급받는 이들은 몸에 좋은 식재료를 받고, 생산자는 안정적인 지원 속에서 작물 재배에 집중할 수 있다. 아직 꾸러미 회원은 많지 않지만, 계속 늘려가 공유경제 토대를 만들어가고 싶은 게 한 대표의 바람이다.

농업을 기반으로 하는 협동조합형 공동체를 형성하는 것과 함께 숲에 대해 이야기 하고 농촌과 농업을 주제로 체험활동을 하며 교과서와 관련된 현장학습을 통해 살아있는 교육을 할 수 있는 꿈뜰 학교의 안정적 운영도 한 대표의 계획이 한 축이다.

“작지만 강한 나라, 대한민국처럼 작지만 강력한 힘을 가진 사람들이 곧 소상공인입니다.
전쟁과 같은 치열한 경제구조속의 각축전이지만 기어이 또 이겨낼 것입니다.”

 

한 대표가 자신의 블로그에 쓴 글이다. 흩어져 있는 작은 힘들을 그러모아 상생하며 살아가는 공동체를 만들겠다는 꿈이 무르익어가고 있지만, 한정적인 자본과 인력, 자원에 대한 한계를 수시로 절감한다.

“힘든 게 많죠. 특히 인건비와 정보 면에서 막막할 때가 있어요. 정부나 관계 기관의 지원 사업에 대해 원활한 정보 제공이 되면 좋겠고, 인건비 지원에 있어서도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방안들이 마련되면 좋겠어요. 무엇보다 소상공인사이의 교류를 통해 서로를 격려하고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다면 사업체를 운영하는 데 있어서 큰 힘이 될 것이라 봅니다. 연합회에서도 관심 갖고 적극적으로 도와주시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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